알릴레오 vs. 홍카콜라

      2019.01.03 17:13   수정 : 2019.01.03 17:18기사원문
갈릴레오가 아니다. "갈릴레오, 갈릴레오, 피가로"라고 읊조리는 그룹 퀸의 '보헤미안 랩소디' 후렴구는 더더욱 아니다. 알릴레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겸 작가가 4일부터 시작하는 유튜브 동영상 채널 얘기다.



추측한 대로 알릴레오는 지동설을 주장한 갈릴레오 갈리레이의 이름에 '알린다'는 의미를 더한 합성어다. 작명 원칙으로만 보자면 100점짜리 이름이다.
호명의 편의성, 내용을 단박에 전달하는 함축성과 상징성 등에서 합격점이다. 지난 2일 올린 예고편에서 유 이사장은 "새로운 방송을 진행한다고 생각하니 두근두근하다"며 "사실에 의거해 합리적 추론으로 삶과 정책의 문제를 다룰 것"이라고 말했다.

알릴레오는 사실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가 진행하는 '홍카콜라'의 대항마로 만들어졌다고 보면 틀리지 않다. 최근 '김문수TV' '이언주TV' 같은 보수 우파 유튜브 채널이 상종가를 치자, 진보 좌파 진영은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채널의 필요성을 절감했을 것이다. 그것이 유시민 개인의 결단이든, 진보 진영의 암묵적 합의든 대표선수로 유시민을 내세운 건 합리적 선택으로 보인다. 유명세로나 말의 펀치력으로나 그만큼 방송을 잘할 인사를 찾기 어려워서다.

대학 시절부터 '항소이유서' 등으로 유명인사 반열에 올랐던 유시민은 사실 '좌파 셀럽(셀러브리티)'이나 진배없다. 최근 인기를 모은 tvN 예능 프로그램 '알쓸신잡'은 물론이거니와 JTBC ‘썰전’, MBC '100분 토론' 등에서 그는 예의 입담을 과시하며 인기를 구가해왔다. 여당 모 의원이 과거에 했다는 '저렇게 옳은 소리를 저토록 싸가지 없이 말하는 재주'만 잘 통제한다면 알릴레오와 홍카콜라의 대결은 흥미진진해질 것으로 보인다.

3일 현재 홍카콜라 구독자 수는 17만명인 반면 알릴레오는 4만명에 불과하다.
하지만 본격적인 방송이 시작되면 이 격차는 점차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최근 MBC 출신인 배현진 자유한국당 비대위 대변인을 영입하면서 알릴레오와 한판대결을 준비하고 있는 홍 전 대표는 2일 이런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다.
"유시민씨가 들어오면 재미있는 공방전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한번 해봅시다!"

jsm64@fnnews.com 정순민 논설위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