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3만 파운드까지.. 백호, '근친교배' 비극의 역사
2019.01.26 12:26
수정 : 2019.01.26 12:26기사원문
신비로운 동물 '백호'. 동양 여러 국가에서 흰색 호랑이는 신성시되는 존재였다. 현대에 이르러 동물원에서 백호가 태어나면 관람객이 몰리기도 한다.
그러나 백호의 현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신비하거나 아름답지 못하다.
많은 동물원이 이윤을 챙기기 위해 백호를 생산한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백호가 태어나면 동물원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일부 부유층은 높은 금액을 지불하고 애완용 백호를 구매한다. 밀매업자들은 여기에 주목했다.
1990년대 후반 미국 동물 밀매업자들은 혈연 관계에 있는 호랑이들을 교배시켜 새끼를 낳게 했다. 새끼들이 태어나 성장하면 다시 근친교배를 해 개체 수를 늘렸다. 대부분 기형을 갖고 태어나 정상 수명보다 빠르게 삶을 마감했지만 살아남은 개체는 평균 2천 파운드에서 최대 3만 파운드까지 거래됐다.
백호의 참혹한 현실은 '세계에서 가장 못생긴 호랑이' 케니가 구조되며 만천하에 드러났다. 밀매업자의 손에 관리되던 케니는 다운증후군을 가지고 태어났다. 구출된 뒤 케니는 미국 아칸소주 동물 보호소로 옮겨졌고 세상에 알려졌다. 못생긴 호랑이라는 별명도 이 과정에서 붙었다.
한국에도 유사한 사례가 있다. 지난 2000년, 서울대공원에서 태어난 황색 호랑이 크레인이 그 주인공이다. 크레인의 부모는 남매였고 근친교배를 통해 태어나 열성인자가 곳곳에 드러났다. 성장하는 과정에서 안면 기형도 생겼다. 태어나면서부터 몸이 약했던 크레인은 여러 동물원을 전전하다가 지난 2017년 생을 마감했다.
최근 영국 더선 등은 지난 2016년에 피부병으로 생을 마친 케니의 일생을 보도했다. 케니는 벵골 호랑이 평균 수명인 25세의 70% 정도인 18세에 세상을 떠났다. 동물보호단체 페타는 "여전히 인간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이런 악행이 이뤄지고 있다"며 야생동물의 삶을 존중하고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ocmcho@fnnews.com 조재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