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도 넘은 막말에 비방전… ‘협치정국’ 침몰 위기
2019.03.05 17:39
수정 : 2019.03.05 17:39기사원문
■아슬아슬한 비방전
정용기 자유한국당 정책위의장은 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공주보·세종보와 남대문시장 현장을 방문한 사실을 언급하며 "정부가 대한민국을 망하게 하려고 하는건가. 국민들 워딩(단어)을 말씀드리면 (문재인정부가) 미치지 않고 이렇게 할 수 있느냐"고 말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도 "어제 (만난) 한 농민은 '문 대통령이 그 자리에서 내려와야 한다'고 했다. 또 오늘 아침에 만난 상인은 '대통령 물러나야 한다, (퇴진을 위해) 들고 일어나야 한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에 여당은 "확인되지 않은 국민들을 방패막이 삼고 대통령에게 욕설과 막말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아무리 야당이지만 예의를 지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황교안 한국당 대표를 중심으로 새롭게 출범한 한국당 지도부가 '투쟁성 강화'를 천명하면서 여야 간 비방전이 도를 넘고 있다는 지적이다.
황 대표는 전날 당 회의에서 "이 정부의 좌파독재를 끊어내는 노력을 가열차게 하겠다"고 강조하자 민주당측은 독재란 용어가 헌법상의 민주 제도와 절차에 반하는 부적절한 표현이라고 맞받았다.
민주당은 한국당 지도부의 심각한 발언을 데이터로 축적해놓고 있으며 강력 대응을 검토 중이다.
■정치권 왜이러나…품격 훼손
여당도 막말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설훈 의원은 최근 정부·여당의 20대 지지율이 낮은 이유를 보수정권의 교육 탓으로 돌려 '20대를 비하했다'는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같은 당 홍익표 수석대변인도 20대가 보수적인 이유에 대해 "(전 정부가) 반공교육으로 적대감을 심어줬기 때문"이라고 말해 논란을 키웠다.
홍 대변인이 바른미래당을 겨냥, '소수정당'이라고 비하하자 바른미래당은 홍 대변인의 사퇴를 요구하면서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전날 이정미 정의당 대표를 찾아가 김경수 경남지사의 '댓글조작' 사건을 언급한 것을 두고도 실언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황 대표가 "댓글 조작사건에 대해 당에선 어떻게 하고 계시냐"고 질문한 데 대해 정의당 측은 "노회찬 전 원내대표의 아픔을 갖고 있는 정의당에 그런 질문을 연이어 한 것은 예의에 어긋난 것"이라고 밝혔다.
이현출 건국대 교수는 "여야가 당리당략에 지나치게 함몰돼 '저질 정치'의 전형인 막말정치를 최대한 자제해야 한다"며 "공방을 벌이더라도 최소한 품격을 유지해야 여론의 호응을 얻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integrity@fnnews.com 김규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