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환 카카오모빌리티 대표 "카풀업계 오해 플랫폼택시 구체화되면 풀릴 것”

      2019.03.14 09:00   수정 : 2019.03.14 12:27기사원문
"택시·카풀 사회적 대타협 기구는 끝난 게 아니라 방향을 서로 합의한 것이다. 앞으로 플랫폼택시에 대한 논의 결과물이 나오면 오해도 풀릴 것이고 한국형 모빌리티 시장이 더 커질 것이다."
정주환 카카오모빌리티 대표( 사진)가 지난해 11월부터 경기 성남 판교 카카오 오피스만큼 자주 간 곳은 여의도 국회다.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한 택시·카풀 태스크포스(TF)부터 사회적 대타협 기구까지 모빌리티 업계 가운데 홀로 참석해 택시4단체와 지난한 협상을 벌였다. 그 사이 카카오모빌리티는 카풀 서비스를 잠정 중단했고, 신규 서비스와 해외 투자도 줄줄이 연기됐다.
정 대표 자신도 "기업 경영가인지 사회사업가인지 정체성이 많이 혼란스러웠다"고 했다.

정 대표는 사회적 대타협 기구 전·후로 파이낸셜뉴스 기자와 처음으로 인터뷰하며 "택시·카풀의 갈등 속에서 카풀을 더 넓은 영역에서 (서비스하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했지만 제한적으로 된 부분에는 동의한다"면서도 "플랫폼 택시는 택시와 협력 구조를 통해 누구나 다양한 혁신서비스를 열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정 대표는 한국 모빌리티 시장의 잠재력을 글로벌 5위권 내에 든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에서 시장 기회가 열리면 해외에서 경쟁력을 만드는데 도움될 것"이라면서 "카카오모빌리티는 새로운 서비스를 열고 가장 혁신적인 것에 도전해 시장 표준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정 대표와 일문 일답.


―사회적 대타협 기구에서 협상 과정은 어땠나.
▲안타까운 분신사고가 없었다면 훨씬 더 합리적으로 상의하고 풀렸을 것 같다. 하지만 생명을 건 사고가 발생했고, 그 상황을 보듬어내면서 모빌리티 업계가 죽지 않도록 다음판을 열어야 했다.

어떻게든 한 발짝이라고 가보자, 최소한 대화의 장을 열어보자는 의무감이 있었다. 카풀도 그 한 발짝을 가보는 여러 옵션 중 하나였다. 카풀만이 정답은 아니어서다. 다른 카풀 업체도 카풀 서비스로 출발해도 (다른 서비스로) 확장해나갈 것이라고 생각했다.

카카오모빌리티 역시 미래가치를 담보하기 위해서는 택시 안에 갇혀 있기보다 택시 그 이상을 보여줘야 한다고 많은 사용자가 기대하고 있었다. 가장 큰 숙제는 규제혁신을 통해 택시와 모빌리티 업계의 갈등을 없애는 것이었다.

―카풀 스타트업은 출·퇴근 시간을 2시간으로 제한하는 합의안에 대해 수용할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카풀에 대한 명확한 시간제한이 들어가면서 엄격해졌다는 측면에 동의한다. 하지만 지난 2017년 11월 카풀과 택시 갈등 이슈가 불거지기 이전, 풀러스와 럭시에도 시간제한과 횟수제한이 있었다. 카풀 이슈는 풀러스의 시간선택제가 택시업계에 24시간 무제한으로 받아들여지면서 불거졌다.

저는 갈등 속에 들어가서 최선을 다해 카풀 영역을 더 넓히려고 노력했다. 특히 큰 틀에서 우리가 합의된 것이 국민적 지지 받을 수 있게 카풀에 대해 제한을 두지 말자고 거듭 설득했다. 플랫폼 택시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나오면 많은 오해가 풀릴 것이다.

―규제혁신형 플랫폼 택시는 무엇인가.
▲국토교통부가 규제를 완전히 풀면 다양한 업체에서 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 택시업계는 왜 택시가 아니고 다른 길을 찾느냐고 물었다. 그 이유는 차종, 영업권, 요금, 기사 고용 등 규제 때문에 택시 안에서 할 수 있는 게 없기 때문이다.

플랫폼택시는 △택시와 협력하거나 △택시의 면허를 전환해 새로운 면허 종류를 만드는 것까지 검토해보자는 것이다. 즉, 모든 것이 다양해지도록 하면 더 많은 기회를 갖고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 지금 같은 제한적 상황에서도 타다 프리미엄이 나온다. 승차거부 없는 택시, 여성전용택시 등 타고솔루션즈가 내놓을 서비스도 우리가 (택시와) 연결하는 방법이다. 협력 구조가 가능하면 자연스럽게 상생 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면허 전환형 플랫폼 택시란. ▶본지 3월 11일자 1·5면 참조
▲택시와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다 제안한 것으로 플랫폼 택시의 '일부'다.

법인택시는 비가동률이 40%로 높고 개인택시는 고령화 문제가 있다. 기사가 없어서 차를 운행하지 못하고 번호판만 갖고 있는 수준이면, 그 면허를 총량제 하에서 플랫폼 택시로 전환하고 수익을 나누거나 수수료를 지급하자는 것이다.

차종 규제를 풀면 개인은 자기차를 가져올 수 있고, 번호판은 인가된 번호판으로 바꿔 등록된 차량으로 운행할 수 있을 것이다. 또 모빌리티 사업자는 하고 싶은 차량으로 서비스를 구현하는 틀을 만드는 것이 기본 방향이다. 가장 큰 취지는 택시와 갈등이 아닌 '같이 손잡을 수 있는 운동장'을 만들어 파트너십이 가능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이것이 한국형 승차공유인가.
▲그렇다고 생각한다.

―플랫폼택시가 카카오 등 대기업에게 유리하다는 시각은.
▲그렇지 않다. 지금도 택시와 협력하고 있는 업체가 저희만 있는 것이 아니다. SK텔레콤 티맵택시, 타다 프리미엄이 있고 벅시도 서비스를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플랫폼택시 시장 전망은.
▲플랫폼택시는 택시니까 매일 운행한다. 이 같이 제약이 없으면 액티브하게 참여할 수 있다. 드라이버는 더 많은 운행을 하고 사용자도 더 많은 탑승 경험을 쌓는다. 카풀은 출퇴근 맥락을 벗어날 수 없고 드라이버가 매일 운행하지 못하는 날이 많을 것이다. 이렇게 비교하면 플랫폼 택시 시장이 더 클 수 있다.

―한국 모빌리티 시장이 동남아시아보다 뒤쳐졌다는 우려가 높다. 뒤늦었지만 따라갈 수 있나.
▲한국 모빌리티 시장은 전세계 톱 5 안에 드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한 국가의 인구수보다 중요한 것은 일일 생활권 인구수와 평균 이동빈도다. 우버가 우버 샌프란시스코, 우버 LA, 우버 뉴욕 등 도시 단위로 운영하는 이유기도 하다.

서울 생활 권역은 2500만명이 단일생활권에 묶여있다.
GDP, 신용카드 보급률, 네트워크 인프라, 도로 인프라 등이 모두 우수하다. 즉, 서울 권역에서만 시작해도 해외 경쟁력을 만드는 데 도움될 것이다.
그만큼 한국에서 시장 기회가 열리는 것이 중요하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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