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희롱에 관대한 울산시?... 여성긴급전화1366울산 사태 확산

      2019.03.23 08:59   수정 : 2019.03.23 08:59기사원문

【울산=최수상 기자】 여성긴급전화1366 울산센터에서 운영관리자에 의한 여성 상담원 성희롱 사건이 발생했지만 울산시가 해당 관리자가 소속된 복지법인에게 계속 운영을 맡겨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이 사건은 여성긴급전화1366 울산센터를 위탁 운영하는 A법인의 B사무국장이 여성 상담원들을 상대로 성희롱한 사실이 지난해 6월 고용노동부에 의해 확인되면서 비롯됐다.


■ 남성 사무국장의 여성 상담사 성희롱이 발단
고용노동부는 당시 직장내 성희롱을 확인하고 해당 법인에 대해 사무국장의 징계와 근무장소 변경 등을 조치하라고 통보했다.

사실관계가 확인되자 울산시 시민신문고위원회는 지난해 12월 "가정폭력과 성폭력 등에 의한 피해여성을 위해 운영되는 기관에서 발생했다고는 믿기 어려운 일이다"며 위원회 의결을 거쳐 A법인과의 위탁계약 해지를 울산시에 권고했다.

하지만 최근 울산시가 이를 거부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울산시의 거부 소식을 전해들은 1366울산센터 상담원과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는 A법인 위탁 철회와 해고자 복직 등을 요구하며 지난 20일부터 울산시청 7층 시장실 앞에서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한 상태다.

상담원들은 “성희롱 사건 발생 후 문제를 제기한 상담원이 재계약을 거부당해 해고된 반면, 사건 당사자인 B사무국장은 법인 이사와 사무국장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며 여전히 B사무국장의 상담원 접근이 용이하고 재발가능성이 있다는 입장이다.

특히 법인은 이 과정에서 상담원들을 도왔던 1366 울산센터장까지 부당해고 했고 관리기관인 울산시는 이를 알고도 수수방관했다고 노조 측은 주장했다.

■ 소송전 무서워 소극 대처, 드러난 울산시의 민낯
단식농성중인 상담원들과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는 "성희롱 피해 노동자들에 대한 법인의 2차 가해가 생존을 짓밟는 상황까지 이어졌는데 울산시는 무엇이 두려워 의지도 자격도 없는 법인에게 이토록 관대하게 면죄부를 주고 있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에 울산시는 운영법인에 대한 위탁철회는 어렵다고 밝히면서 현재 시장실 앞에서 단식농성 중인 1366상담원과 노조원들에 대해서는 무단점거를 이유로 고발하겠다는 입장이다.

울산시는 A법인과 계약을 강제 해지할 경우 소송 가능성이 크다는 자문 변호사의 의견을 이유로 해당 법인이 스스로 위탁계약서를 반납하기만 기다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4월부터 1366울산센터를 위탁 운영하고 있는 A법인의 계약기한은 2022년 12월 31일까지 4년가량이 남은 상태다. 지난해 이 법인은 센터 운영비 등으로 3억5000만원을 지원받았다.


시민신문고위원회 한 관계자는 “어느 곳보다 엄격한 도덕성을 요구하는 여성긴급전화1366 내부에서 성희롱 사건이 발생했는데 소송을 두려워 해 울산시가 문제가 된 법인을 계속해 유지하는 것은 직장내 성희롱에 대한 울산시의 인식과 성인지 감수성 수준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다”고 지적했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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