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남 살해 베트남 용의자 5월 4일 석방 전망, 사건 마무리 초읽기
2019.04.01 16:03
수정 : 2019.04.01 16:03기사원문
지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의 사망을 수사 중인 말레이시아 검찰이 2명의 살인 용의자 가운데 남은 베트남 용의자에 대해 상해죄를 적용하기로 했다. 이로써 약 2년간 지속된 김정남 살인사건 수사는 해당 용의자가 다음달에 모범수 감형으로 석방될 경우 종결될 전망이다.
싱가포르 일간 스트레이트타임스 등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검찰은 1일 베트남 국적의 도안 티 흐엉(31세)에게 적용하던 혐의를 살인에서 상해로 변경했다.
베트남 가수 지망생이었던 흐엉은 지난 2017년 2월 13일 말레이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인도네시아 국적의 다른 용의자 시티 아이샤 함께 김정남의 얼굴에 화학무기인 VX 신경작용제를 발라 체포됐다. 현지 경찰은 수사 결과 두 용의자가 김정남의 얼굴에 번갈아 VX를 발랐다고 설명했다. 말레이 검찰은 흐엉과 시티가 사건 직후 국외로 달아난 북한 용의자 4명과 같은 암살자라고 주장했고 두 용의자는 북한인 4인조에게 속았다며 자신들은 리얼리티TV 촬영인 줄 알았다고 항변했다. 2년 가까이 사건을 수사하던 말레이 검찰은 지난달 11일 돌연 시티에 대한 기소를 취소하고 그를 석방했으나 흐엉은 풀어주지 않았다. 기소를 지휘했던 무하맛 이스칸다르 아흐맛 검사는 흐엉의 기소 변경에 대해 "공항 폐쇄회로(CC)TV 화면을 보면 흐엉이 김정남의 얼굴에 VX를 바른 것은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외신들은 시티의 석방에 인도네시아 정부의 로비가 작용했다고 분석했으며 베트남측은 말레이 당국이 흐엉을 똑같이 풀어주지 않자 강력히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흐엉이 다음달 풀려난다면 김정남 살인 사건 재판은 누구도 살인죄로 기소되지 않고 끝나게 된다. 흐엉과 시티에게 VX를 건네고 김정남의 얼굴에 바르라고 지시한 리재남 등 북한인 4명은 사건 직후 북한으로 도주했다. 북한은 이번 사건에 대해 김정남이 아닌 '김철'이란 이름의 자국민이 단순 심장마비로 사망했고, 리재남 등 4명은 그가 숨진 시점에 우연히 같은 공항에 있었을 뿐이란 입장이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