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건 회장 "빗썸 지분 70% 인수할 것"...인수 미룬 진짜 이유?
국내 대표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김병건 BK글로벌컨소시엄(BXA) 회장이 지분 인수대금의 잔금 납입을 오는 9월말로 연기한 이유에 대해 “빗썸 지분을 70%까지 늘리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김병건 회장은 2일 파이낸셜뉴스 블록포스트와의 통화에서 “BXA의 글로벌 결제 비즈니스를 위해 가장 중요한 전략이 빗썸 인수”라며 “기존 50%+1주 인수 계획을 최대 지분 70%를 확보하는 쪽으로 전략을 선회해 인수협상을 위한 기간이 더 필요하게 됐다”고 전했다.
■”50%+1주 인수 아닌 최대 70% 인수 추진”
이에 BXA 측은 빗썸을 운영하는 비티씨코리아의 모회사인 BTC홀딩스와 지분 인수 협상을 추가로 진행하고 있다.
특히 김 회장 측은 일각에서 제기하는 인수자금 부족 이슈는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이미 일본 등 글로벌 투자사들로부터 추가 투자를 유치, 3월말 기준으로 납입해야 하는 잔금(약 3000억원)을 확보해둔 상황이라는 것이다. 김 회장은 “기존 지분 인수를 위한 잔금에 대한 투자 유치를 마무리한 상황”이라며 “일본 투자사의 경우 현지에서 자체적으로 BXA 투자 사실을 공식적으로 발표하기로 해서 투자사를 현재 공개할 수 없다”고 전했다.
김 회장 측은 빗썸 인수가 국경에 구애받지 않는 디지털 자산으로 연결된 세계를 구축하겠다는 BXA 비전의 핵심 전략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BXA 관계자는 “컨소시엄의 투자자들의 전략적 파트너십과 지분 배분을 놓고 협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조만간 인수를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일각에선 여전히 자금 부족한 것 아니냐는 의혹 제기도
김 회장이 추가 지분 인수 협상을 위해 잔금 납입을 연기했다고 해명했지만, 여전히 업계 일각에서는 자금이 부족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당초 지난 2월로 예정됐던 잔금 납입 일자를 해외송금 문제를 이유로 3월말로 연기한데 이어 이번에 다시 재차 잔금 납입을 연기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BXA 측이 인수 절차를 마무리하지 않은 ‘예비 최대주주’임에도 지속적으로 ‘빗썸’ 브랜드를 활용해 해외 사업을 확장하는 것이 우려된다는 시각도 있다. 장외거래 플랫폼 ‘오르투스’ 사업 등에 빗썸 브랜드만 앞세우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김병건 회장 측이 지속적으로 인수 잔금 납입을 미루면서 여러 의혹들이 계속 쌓이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같은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하루 빨리 인수 절차를 마무리하고 빗썸과 BXA의 사업방향을 명쾌하게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빗썸은 최대주주 변경 이슈와 상관없이 이번에 발생한 비정상적인 출금 사건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 이용자 신뢰 회복에 최선을 다한다는 계획이다. 빗썸은 지난달 29일 오후 10시경 비정상적으로 일부 암호화폐가 외부로 출금된 정황을 확인하고 당일 오후 11시경 암호화폐 입출금 서비스를 중단했다.
이후 빗썸은 경찰과 관계당국에 신고하고 암호화폐 입출금 시스템에 대한 점검과 사고 원인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jjoony@fnnews.com 허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