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이 넘어야할 과제 '5.18-세월호-朴 석방'
2019.04.17 16:13
수정 : 2019.04.17 16:19기사원문
세월호 참사 5주기에 맞춰 논란을 일으킨 자유한국당이 박근혜 전 대통령 석방 촉구에 이어 5.18 광주민주화운동 비하 논란을 앞두고 긴장감에 휩싸였다.
한국당의 아킬레스건으로 꼽히는 '세월호, 박근혜, 5.18 논란'을 어떻게 헤쳐나가느냐가 향후 제1야당으로서의 입지를 가늠할 척도가 될 전망이다.
세월호 막말 논란의 경우 당 차원에서 발빠른 사과로 정면돌파에 나서고 있으나, 5.18 비하 논란 의원들에 대한 징계 조정, 박 전 대통령 석방 촉구를 놓고는 일반 국민 여론과 다소 분리된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黃, 세월호엔 '즉각 사과' 5·18엔 '...'
황교안 대표는 17일 국회에서 열린 당 중진연석회에서 세월호 참사 막말 논란에 대해 당 윤리위 차원의 징계 의지를 밝히면 재차 사과 의사를 밝혔다.
황 대표는 "당 일각에서 있어선 안될 부적절한 발언이 나왔다"며 "유가족과 국민들 마음에 상처를 준 것은 물론이고 표현 자체도 국민감정과 맞지 않았다. 일부 국민께서 그런 생각을 하셔도 우리 당에서 이런 이야기를 꺼내는 것 자체가 옳지 않은 행동"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5월을 앞두고 5.18 비하 논란을 야기한 당 소속 의원들에 대한 징계에 대해 황 대표는 여전히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황 대표는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윤리위에 물어보셔야 할 것 같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는 당 일각에서 5.18 논란 당사자들에 대한 징계가 불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는 것을 감안한 것이란 지적이다.
당 중진인 홍문종 의원은 회의에서 "당대표가 단호히 대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럴 때 일수록 우리 식구들을 보호해주셔야 한다"며 "당 대표가 방패막이 돼주셔서 (의원들이) 적극적으로 힘낼 수 있도록 도와주셔야 한다"고 호소했다.
익명의 한국당 의원도 "5.18 논란 당사자들을 징계한다고 해도 결과적으로 보수층 분열만 야기할 수 있다"며 "징계를 요구하는 쪽은 어차피 한국당 지지층이 아니다. 그렇다면 지지층 결집을 위해서라도 징계는 피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朴 형집행 논쟁, 불지피나
박근혜 전 대통령의 형 집행정지 논란에 한국당도 서서히 불을 지피는 모양새다.
문재인 대통령 측근인 김경수 경남도지사에 대한 보석이 이날 허가되면서, 박 전 대통령의 형 집행정지 가능성에도 기대를 걸어보는 눈치다.
박 전 대통령 측 유영하 변호사는 구속 기간 만료에 따라 기결수 신분으로 바뀐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형 집행정지를 신청했고, 한국당은 박 전 대통령 석방을 에둘러 촉구하고 있다.
홍문종 의원은 "우리 당이 가만히 있는 것은 정치적 도의도 아니고, 이러면 내년 총선에서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없다"며 후속 조치를 촉구했다.
황교안 대표도 "여성의 몸으로 오랫동안 구금생활을 하고 계니다"며 "이렇게 오래 구금된 전직 대통령이 안 계시다. 여성의 몸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계신 점을 감안해 국민들의 바람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해 석방을 우회적으로 요구했다.
다만 전통적 지지층이 아닌 중도층 진영에서의 박 전 대통령 석방에 대한 여론을 가늠키 어려운 상황이라 자칫 역풍을 맞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