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파괴적 혁신창출 R&D '우주 엘리베이터'
2019.04.19 14:03
수정 : 2019.04.19 14:03기사원문
일본이 최근 과학기술관련 전문가 회의를 열고 참신하고 도전적 연구개발을 주제로 '우주 엘리베이터 건설'과 '자연재해 사망자 제로'를 제시했다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일본 총리의 과학기술정책 자문을 담당하는 내각부 종합과학기술혁신회의(CSTI)는 최근 파괴적 혁신창출을 목표로 한 '문 샷(Moon Shot)' R&D 제도를 도입했다. 문부과학성에서 800억엔(약 8134억원), 경제산업성에서 200억엔(2033억원) 등 각 부처에서 향후 5년 간 1000억엔(1조167억5000만원) 이상의 자금을 조성해 R&D를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문 샷'이란 인류가 달에 착륙한 일에 버금가는 혁신적 도전이라는 의미로 우리 정부가 올해 추진하는 알키미스트 프로젝트, 미국 방위고등연구계획국의 달파(DARPA) 프로젝트와 비슷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우리 정부도 6000억원을 투입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산업자원통상부가 공동사업으로 추진할 알키미스트 프로젝트는 현재 기획단계에 있다. 과기정통부 연구개발정책과는 19일 "5월에 예비타당성조사를 신청할 예정"이라며 "모든 절차가 통과되면 2021년께나 예산이 투입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은 "일본 정부가 미래 사회와 산업 변화를 주도할 혁신기술을 속도감 있게 개발해 글로벌 시장에서 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R&D 인프라가 미비하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문 샷'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이번에 주제로 선정된 우주 엘리베이터 건설은 일본이 강점을 지닌 탄소나노튜브가 케이블 소재로 활용 가능성이 높아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 시즈오카 대학, 그리고 오바야시 건설회사가 산학연 협력으로 우주 엘리베이터를 개발해 2050년께 상용화하겠다고 밝혔다. 계획은 정지궤도인 고도 3만6000km에 우주정거장을 짓고 케이블을 연결해 엘리베이터를 운행하는 것이다. 이 엘리베이터는 30명을 태우고 시속 200km로 운행해 우주정거장까지 8일이면 도착한다. 또한 우주 엘리베이터를 통해 물자를 운반하면 우주 왕복선보다 비용이 최대 100분의 1 수준까지 줄일 수 있다.
사실 우주 엘리베이터은 일본에서 처음 생각해 낸 것은 아니다. 19세기 말 옛 소련 과학자 콘스탄틴 치올코프스키가 프랑스 파리 에펠탑 앞에서 케이블을 뻗으면 우주로 갈 수도 있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이후 각국의 과학자들이 연구를 거듭했고, SF 소설 작가인 아서 C. 클라크가 1979년에 발표한 소설 '낙원의 샘'에 우주 엘리베이터가 등장하면서 일반인에도 알려지게 됐다.
또한 문 샷 R&D제도는 최첨단 ICT 기술을 활용해 기존 상식과 상상력을 뛰어 넘는 영향력을 발휘, 여러 가지 사회 현안과 미래 사회 문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초혁신 R&D가 목표다. 특히 일본은 직면한 초고령화·저출산 및 대규모 자연재해 등을 극복할 수 있는 세계적 수준의 전문인재 역량을 결집해 관계 부처 합동으로 혁신 R&D를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이 제도를 바탕으로 단순히 기존 기술과의 융합형 연구보다는 기초연구 단계부터 독창적 지식과 참신한 아이디어로 무장한 R&D를 적극 독려할 방침이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