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부유식 해상풍력단지 조성에… 유럽 큰손이 몰려든다
2019.05.16 17:07
수정 : 2019.05.16 17:07기사원문
【 울산=최수상 기자】 부유식해상풍력 분야에 최고의 기술력을 갖춘 에퀴노르의 부사장이 업무협약(MOU)을 위해 이달 초 울산시를 찾았다. 울산시가 역점 추진 중인 부유식해상풍력발전단지 조성사업에 동참하기 위해서다.
울산시는 민자 유치를 통해 2030년까지 울산 앞바다 동해가스전 일원에 원자력발전소 1기와 맞먹는 1GW 규모(6조원)의 세계 최대 부유식해상풍력발전단지를 조성한다.
세계 유수의 발전소 기업들이 울산의 초대형 풍력발전단지사업에 참여해 세계기술 표준을 선점하려는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돈 냄새 맡은 세계 1, 2위 에너지업체
에퀴노르처럼 기술과 투자력을 갖춘 신재생에너지 업계의 큰손들이 최근 울산을 주목하고 있다. 차세대 대표적인 먹거리로 부상하고 있는 부유식해상풍력기술 분야에 참여해 기술표준 선점은 물론 시장지배력을 강화하자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16일 울산시에 따르면 울산 앞바다의 부유식해상풍력사업에 투자 중인 기업은 세계적인 에너지기업 로열더치셸을 비롯해 스웨덴의 헥시콘AB, 덴마크의 CIP, 영국의 GIG, 스페인의 EDPR, 미국의 PPI(본사 캘리포니아주) 등 6개 기업에 이른다.
노르웨이를 기반으로 하는 에퀴노르는 북유럽에서 최대 기업이자 지금은 세계 최대의 석유·가스 기업이다. 에퀴노르로 사명변경 후 스코틀랜드 피터헤드 앞바다에 세워진 세계 최초의 상업용 부유식해상풍력발전소인 '하이윈드 스코틀랜드 프로젝트'를 운영하는 등 신재생에너지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덴마크 CIP는 신재생에너지 인프라 분야에 전문화된 글로벌 펀드운용사다. 현재 40개 이상의 덴마크 및 글로벌 투자자들의 펀드로 운용하고 있는 유럽의 3대 펀드운용사 중 한곳이다. 주한 덴마크대사관은 울산시와 직접 재생에너지 분야 협약을 맺을 정도로 공을 들이고 있다.
영국 정부가 설립을 주도했던 GIG는 100건 이상의 재생에너지 프로젝트에 약 150억파운드(약 22조원) 규모의 금액을 투자한 회사다. 세계 최고 수준의 재생에너지 개발 및 투자전문가 집단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SK E&S와 코엔스, WPK 등 국내 기업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일찌감치 울산시와 MOU를 체결했다. 현재는 울산 앞바다 8개 지점에서 풍황 자료 측정을 위한 라이다 설치를 진행하고 있다.
■울산, 부유식해상풍력 기술의 각축장
울산시가 추진 중인 세계 최대 부유식해상풍력발전단지는 에퀴노르 '하이윈드 스코틀랜드 프로젝트'의 30배가 넘는 규모다. 유례를 찾아 볼 수 없는 이번 초대형 프로젝트가 성공하면 투자기업들은 이 분야의 세계 기술표준을 확보하게 된다. 천문학적인 수익이 기대되는 재생에너지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 현재 대만을 비롯해 동남아 국가들도 부유식해상풍력발전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다국적기업들이 울산을 선택한 것은 동해라는 천혜의 자연조건과 풍력발전기를 해상에 띄우는 부유체의 제작능력을 갖춘 중공업(조선) 도시이기 때문이다. 대만 등 동남아 물량도 울산항에서 운반이 용이하다. 울산으로서는 주력산업인 조선과 해양플랜트의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게 돼 지속적인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게 된다.
세계적 기업들이 눈독을 들이는 것이 확인된 이상 정부도 부유식해상풍력발전기술의 국산화에 나섰다. 울산 앞바다에서 7년간 부유식해상풍력기술 실증 프로젝트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5900억원 규모의 이 사업은 예타사업으로 6월 최종 결정된다.
울산시 관계자는 "노르웨이, 스위스, 아이슬란드, 리히텐슈타인으로 구성된 유럽자유무역연합의회 사절단이 지난 4월 울산시를 방문한 것도 신재생에너지산업 분야와 협력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목적"이라며 "울산의 부유식해상풍력사업이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