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용환 스틱인베스트먼트 회장 "내년 5억달러 해외투자전용펀드 조성… 자본수출 선도"
2019.07.14 17:22
수정 : 2019.07.14 17:22기사원문
■'성장세' 아세안에 답이 있다
펀드의 투자 대상은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이다. 우리나라가 한류, 친밀도, 국가간 상호보완적 요소 등 다른 선진국 대비 아세안(ASEAN) 국가에 대해 경쟁력을 갖고 있다는 판단이다.
부동산·인프라 등 실물자산 투자를 맡고 있는 스틱얼터너티브자산운용은 기관투자자들의 수요에 맞춰 중장기적으로 기업투자 부문과 함께 아세안 국가 등 성장지역으로 진출한다. 도 회장은 "자본 수출의 시대다. 미국이 해마다 무역적자를 내는 데도 걱정이 없는 것은 해외투자로 얻는 수익 때문이다. 일본의 저력도 전 세계에 투자한 자산들"이라며 "우리도 자본이 국내에만 머무르면 안 된다. 국내 비중이 높을 경우 국내 문제가 발생했을때 손실률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스틱이 지난해 국민연금으로부터 1600억원을 위탁받아 SK그룹과 함께 베트남 식품·유통기업 마산그룹의 지분 9.5%를 인수한 것은 이 같은 스틱의 철학을 바탕으로 연기금을 설득한 사례다. 국민연금 입장에서 베트남은 필리핀보다 국가신용등급이 낮아 투자가 불가능했었다.
도 회장은 "현지 사무소가 문을 연지 10년이 넘은 만큼 네트워크가 좋다. 국민연금과 같이 공부를 하면서 눈으로 투자대상을 확인했다"며 "스틱은 지난 2008년 베트남에 진출한 후 2800억원 가량을 투자했다. 베트남 인구의 80% 이상이 농수산업에 종사하는 만큼 성장단계에 맞는 투자를 구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스틱인베스트먼트는 2014년 국민연금의 5000억원 규모 투자약정을 통해 CJ그룹과 '코퍼레이트파트너십펀드(코파펀드)'를 결성·운용한 바 있다. 이 펀드를 통해 중국 룽칭물류(냉동물류), 브라질 세멘테스 셀렉타(식품 소재), 베트남 제마뎁(물류)의 인수·합병(M&A)에 참여했다.
또 '팬아시아 4차산업 그로쓰캐피탈 펀드'를 통해선 베트남 치하(새끼 새우) 생산업체 비엣UC씨푸드에 360억원을, 휴대폰 카메라모듈 제조사 캠시스의 현지법인 캠시스비나에 2500만달러(타 펀드 포함 3300만달러)를 투자하기도 했다. 이르면 이달 말에 결성되는 1조2000억원 규모의 '스페셜시츄에이션펀드2'를 통해 국내 중견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해외 기업 인수에도 나설 계획이다.
■대기업 투자 꺼리면 안돼
종합·대형화도 추진한다. 대체투자종합플랫폼을 사모펀드(PEF) 스틱인베스트먼트, 벤처캐피탈(VC)스틱벤처스, 스틱얼터너티브자산운용 등 3개 축으로 완성했다. 이를 통해 기관투자자들에게 대체투자에 관한 원스톱 솔루션을 제공할 방침이다.
기업투자부문은 대기업 중심의 스페셜시츄에이션 투자, 중견기업에 대한 바이아웃(경영권 매매) 투자, 새로운 성장산업을 발굴하는 VC 투자를 지속적으로 강화할 계획이다. 스틱얼터너티브자산운용은 단기적으로 부동산·인프라·사모사채 분야에 집중하고, 중장기적으로 헤지펀드 등 대체투자 분야를 개발키로 했다.
국내 대기업들에 대한 투자도 지속적으로 수행한다. 국민의 돈과 국내 기업간 상생구조인 윈-윈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도 회장은 "대기업들에 대한 투자와 협력을 대기업 지원으로 오해하면 안 된다. 국내 자본이 국내 대기업에 더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그 이익을 향유 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한다"며 "좋은 딜(거래)을 해외 PEF가 가져가는 것보다 국내 PEF를 통해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스틱은 지난 1999년 외환위기의 충격 속에 '투자를 통해 사회에 기여한다(투자보국)'는 미션으로 설립된 후 올해로 20주년을 맞았다. 운용자산은 5조4472억원, 누적 기준 6조5768억원에 달한다. 창립 당시 400억원 규모의 '1호 벤처펀드'로 출발했던 것을 감안할때 비약적인 성장이다.
운용 중인 펀드에는 국내 58개, 해외 19개 등 77개의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이 출자하고 있다. 430개 기업에 3조7802억원을 투자했고, 해외투자는 1조1092억원 규모다. 현재까지 총 회수금액은 2조6454억원으로, 회수 건은 투자원금 대비 1.6배의 실적을 시현했다. 도 회장은 "최근 웅진코웨이의 재매각 사태로 시장의 평판이 엇갈리는 딜은 함부로 하지 않을 것"이라며 "세계적으로 경쟁력이 있는 한국의 대표적인 글로벌 대체투자 운용그룹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