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 강사 비방글' 이투스 대표·스타강사 "공소사실 부인"

‘댓글 알바’를 통해 경쟁사 소속 강사들을 비방하는 글을 일간베스트(일베) 등에 수년간 작성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교육업체 이투스 대표와 강사들이 첫 공판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1단독 김태호 판사는 18일 업무방해·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명예훼손) 등 혐의로 기소된 김형중 이투스 대표, 정성호 본부장, 스타강사 백인덕·백호(본명 백인성) 형제, 바이럴 마케팅 업체 공동대표 등 7명의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본지 7월 12일자 28면 참조>
■이투스 대표, 공소사실 전면 부인
김 대표와 백씨 형제(별칭 백브라더스) 측 변호인들은 이날 재판에서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한다”고 밝혔다.

이투스와 계약을 맺고 댓글 작업을 실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바이럴 마케팅 업체 A사 공동대표 김모씨와 신모씨 측 변호인은 “공소사실을 기본적으로 인정한다”면서도 “(불법 댓글) 매크로 작업은 피고인들이 실제로 한 것이 아니라 전문업체에 의뢰한 것이고, 공소사실에서 대포폰을 100대 구입한 것으로 기재됐으나 실제로 3~5대 구입했다”며 일부 사실관계를 다투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 등은 A사와의 바이럴 마케팅 계약을 통해 경쟁사인 메가스터디·스카이에듀·디지털대성 등 소속 강사들에 대한 비방 댓글을 단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사는 클라이언트인 이투스 측의 지시로 대학생 아르바이트생들을 고용한 뒤 2012년 5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일베 등에 마치 대입 수험생이 작성한 것처럼 당시 메가스터디 강사 기상호 씨 등에 대한 비방댓글을 825차례 게시해 경쟁사의 수강생 모집 및 학원 운영 업무를 방해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김 대표는 A사와의 계약을 결재했고, 백씨 형제는 직접 비방문구를 작성해주거나 계약 비용 중 일부를 분담한 혐의를 받는다.

또 기상호씨가 외우지 말라고 한 문제가 수능문제에 나왔다는 허위사실을 일베 등에 기재하는 등 2013년 12월부터 2016년 10월까지 98회에 걸쳐 경쟁사 강사들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는다.

정성호 본부장과 A사 공동대표들은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네이버 검색창에 경쟁사 강사를 검색하면 이투스 소속 강사가 자동완성 검색어가 나타나도록 해 네이버의 검색어 제공서비스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재판부는 9월 5일 2회 공판기일을 열어 실제 댓글작업을 총괄했던 이투스 팀장 B씨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하기로 했다.

■삽자루 "김 대표 등 직원·대행사에 죄 뒤집어씌워"
이투스의 댓글 조작 의혹은 B씨의 고발과 이투스 소속이었던 스타강사 우형철씨(별칭 삽자루)의 폭로로 드러났다. 우씨는 이투스의 댓글 조작 의혹을 제기하면서 전속계약 해지 의사를 밝혔고, 이에 이투스가 우씨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지난달 “우씨 측이 이투스에 75억여원을 배상하라”는 원심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피해자인 기상호씨는 이투스와 김 대표 등을 상대로 불법 댓글작업에 대한 100억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고, 1심 재판부는 지난 11일 “이투스와 김 대표 등은 기씨에 11억여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이날 우씨는 법정으로 향하던 김 대표에게 “사과하시라”고 요청했고, 이에 김 대표는 “사실을 인정 안하는데 무슨 소리냐”고 일축했다.

우씨는 “김 대표 등은 자신들의 죄를 직원들과 대행사에 뒤집어씌우려고 하고, 제보자를 압박하고 있다”며 “기씨와 이야기해 김 대표와 백씨 형제 등을 제외한 실행책들에 대해서는 처벌불원서를 제출 하겠다”고 밝혔다.

[e-mail] 이진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