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케미칼 가습기살균제 첫 공판, 대표 임직원 혐의 "전면부인"(종합)

      2019.08.19 15:10   수정 : 2019.08.19 15:10기사원문
인체에 유독한 원료 물질을 사용해 가습기 살균제를 유통·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는 홍지호 전 SK케미칼 대표와 임직원 등이 모두 혐의를 부인했다. 안용찬 전 애경산업 대표와 임직원도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정계선 부장판사)는 19일 업무상과실치사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홍 전 대표 등의 1차공판을 진행했다.



재판부는 이날 공판 직전 증거서류 문제와 증인신문 일정 문제로 납품업체 관계자 김모씨, 안용찬 전 애경산업 대표, 홍 전 SK케미칼 대표의 사건 공판준비기일을 병합해 진행했다.

재판부는 한 시간가량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한 뒤 홍 전 대표 등 SK케미칼 임직원들의 사건을 분리해 바로 1차 공판을 진행했다.
홍 전 대표 등 임직원들은 모두 출석했다.

검찰은 이날 "홍 전 대표는 2000년 10월 SK케미칼의 대표로 재직하며 가습기 살균제 개발·제조·판매의 최종 의사결정을 했다"며 "또 SK케미칼 사업본부와 연구소 등 전체 임직원을 감독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SK케미칼은 2000년 10월 홈크리닉을 제조 판매하면서 독성흡입 시험 등을 하지 않았고 안전성 조치를 지시하지 않고 제조 판매한 과실이 있다"며 "SK케미칼이 인수한 (바이오 회사) 유공이 가습기 살균제에 대한 안전성 검사가 이뤄졌는지 등 확인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SK케미칼 임직원 한모씨 등은 SK케미칼 스카이바이오팀이 (살균제의 위험성이 담긴) 서울대 보고서를 받아 가지고 있음에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며 "또 영국의 모 기관에서 저독성을 인정했다며 인체에 해가 없다는 거짓의 표현을 사용했다"고 말했다.

이에 홍 전 대표 측과 임직원들은 모두 혐의를 부인했다.

홍 전 대표 측은 "가습기 살균제 제조 판매 대표이사로 재직한 자로서 가습기 살균제로 인해 중대한 인명피해가 발생한 점은 안타깝다"면서도 "그러나 이 사건의 형사책임 여부는 제품 판매 중단과 피해 회복과는 전혀 다른 문제"라고 설명했다.

홍 전 대표 측은 "2011년 원인 미상의 폐 질환이 발생하자 질병관리본부가 2011~2012년 조사를 통해 옥시가 제조한 제품에선 그 원인이 밝혀졌다"며 "하지만 우리 제품에 들어간 클로로메틸아소티아졸리논(CMIT) 및 메틸아소티아졸리논(MIT) 등과 원인 미상 폐 질환과의 인과관계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또 "올해 1월 환경부가 작성한 종합보고서에도 CMIT가 폐 질환 유발의 원인이라는 사실이 명확히 드러나지 않았다"며 "그럼에도 5월 검찰의 기소가 이루어졌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대표이사로 재직하는 동안 가습기 판매 과정에서 폐 질환을 유발하는 등 인식한 바도 없고 SK케미칼 매출에서 가습기 살균제가 차지하는 비율은 극히 적었다"며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무리하게 판매를 강행해야 할 어떤 이유도 없다"고 강조했다.

홍 전 대표 등은 가습기 살균제 원료 물질인 CMIT 및 MIT 등이 인체에 유해하다는 것을 알고도 이를 사용해 '가습기 메이트' 제품을 제조·판매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홍 전 대표는 지난 2002년 SK케미칼이 애경산업과 '홈크리닉 가습기 메이트'를 출시할 당시 대표이사를 지냈다.

한편 앞서 병합해 진행된 사건 공판준비기일에서는 안 전 대표 등이 혐의를 부인했다.

안 전 대표 측은 "검찰 공소장에는 SK케미칼과 공동으로 가습기메이트를 판매했다고 돼 있지만 저희는 제조자가 아닌 판매자"라며 "또 그 위해성이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며 공소사실을 부인했다.

재판부는 다음달 2일 다시 사건을 병합해 진행하기로 했다.
재판부는 이날 증인으로 SK케미칼에 인수하기 전 유공에서 최초로 가습기메이트를 개발한 노모씨와 김모씨 등을 증인으로 불러 신문키로 했다.

pja@fnnews.com 박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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