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토하며 쓰러진 아내를 본 남편의 상식 밖 행동

      2019.08.22 15:33   수정 : 2019.08.22 15:59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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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뉴스1) 박아론 기자 = 피를 토하면서 쓰러진 아내를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남성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인천지법 제12형사부(재판장 송현경)는 22일 유기치사 혐의로 구속기소된 A씨(38)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이 남성은 앞선 공판에서 지능지수가 70을 상회하는 경계성 지능(지능지수가 정상범주(85이상)와 정신지체(70이하) 사이인 경우)이어서 판단 능력이 낮다는 점을 근거로 심신미약을 주장하며 범행을 부인했다.



사망과 유기행위간의 인과관계가 없고 살인의 유기치사죄의 고의가 없다는 취지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 남성이 경계성 지능이긴 하지만, 일상 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의사결정능력이 없지 않고, 피해자가 적절한 조치가 취해졌다면 생존할 수 있었던 점 등을 근거로 이 남성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정신감정 결과 지능지수 수치는 낮지만 사회적 규범이나 관습을 이해할 수 있는 정도이고, 10년 이상 직장생활을 하기도 했다"며 "지병이 있는 가족을 병원에 데려가는 것은 복잡한 의사결정 과정이 필요하지 않는데, 피를 토하며 사망할 수도 있는 아내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점은 유기치사죄의 고의가 있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어 "간경화를 앓고 있는 피해자의 병은 사망 확률이 15~20%이긴 하지만 적절한 조치만 취해졌으면 80%이상 생존할 수 있는데, 피해자가 피를 토한 시점부터 2시간 동안 방치돼 숨지면서 피고인의 유기행위와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도 충분히 인정된다"며 "다만, 피고인에게 별다른 전과가 없는 초범인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한다"고 판시했다.

A씨는 지난해 8월6일 오후 11시5분께 인천시 자택에서 간경화 및 식도정맥류 질환을 앓고 있던 아내 B씨(44)가 피를 토하면서 쓰러졌는데도 이를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A씨는 당시 B씨의 사망 경위에 석연치 않은 점을 발견한 검찰이 경찰에 2차례 보완수사 지휘를 내리면서 그 과정에서 범행 사실을 시인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 측 변호사는 재판에서 경계성 지능 상태인 A씨를 상대로 검찰 측의 조사가 부적절했다는 주장을 하기도 했다. 변호인 측은 검찰이 적절치 못한 혐의를 적용하고 잘못을 유도하는 질문으로 죄를 인정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재판부는 A씨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1심에서 A씨의 혐의에 대해 모두 유죄를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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