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정주행 추천' 드라마.영화는
2019.09.12 19:02
수정 : 2019.09.12 19:02기사원문
체르노빌(5시간 30분)
올해 전반기 최고의 드라마인 <체르노빌>은 지난달 14일 한국에 공개된 이후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리틀 드러머 걸(6시간)
세계적인 영화 거장 박찬욱 감독의 첫 드라마 연출작인 <리틀 드러머 걸>은 박찬욱 특유의 미장셴과 연출력이 돋보이는 명작이다. 존 르 카레의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드라마는 무명의 배우가 갑작스럽게 이스라엘 정보국의 비밀 작전에 연루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다룬 숨막히는 첩보 스릴러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오랜 분쟁의 역사를 배경으로 한다. 박찬욱 감독은 이 드라마가 올해 서울드라마어워즈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뒤 “분쟁과 긴장으로 점철된 한반도에서 살아 온 경험이 큰 영향을 줬다”고 밝혔다.
로스트 룸(4시간20분)
13년 전인 2006년 방영된 드라마지만, 21세기 최고의 미드를 선정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명작이다.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어떤 모텔의 10호방에서 나온 ‘물건’을 손에 넣게 된 아버지와 딸이 초자연적인 사건에 휘말리게 되면서 벌어진 일을 다룬다. 로스트 룸 안에서 실종된 딸을 되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아버지를 보면서 부녀지간의 애틋한 사랑도 확인할 수 있는 건 덤이다.
킬링 이브 시즌 1~2(11시간 30분)
‘2018년 최고의 드라마’를 꼽을 때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다. 세계적인 비평 종합 사이트 ‘메타크리틱’이 집계한 결과 2018년 최고의 드라마 리스트에 가장 많이 꼽힌 드라마였다. 한국계 캐나다 배우 산드라 오가 이 작품을 통해 한국계 배우 최초로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을 수상했고, 올해 에미상에서도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기존 스파이 스릴러 장르의 틀을 파괴한 독특한 스토리 라인과 매력적인 두 여성 주인공 ‘이브’와 ‘빌라넬’의 대결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빅 리틀 라이즈 시즌 1~2(12시간 20분)
니콜 키드먼, 리즈 위더스푼, 메릴 스트립, 쉐일린 우들리, 알렉산더 스카스가드 등 초호화 캐스팅으로 첫 눈을 사로잡고, 섬세한 연출로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대작 드라마다. 리안 모리아티의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드라마는 평화롭던 마을 몬터레이에서 발생한 의문의 살인 사건과 그에 얽힌 여성들의 비밀을 다룬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각자의 비밀을 숨기고 살아가는 여성들의 우정과 연대를 다룬다. 명배우들의 수준 높은 연기와 여성들의 내면을 섬세하게 그려낸 우아한 서사가 압권이다.
SKY 캐슬(22시간 30분)
교육과 입시, 계층이라는 한국 사회의 가장 뿌리깊은 모순을 정면으로 다룬 이 드라마는 종영한 지 반년이 지났지만 끊임없이 회자되고 있다. 명문대 진학에 혈안이 된 부모들과 이를 음성적으로 돕는 입시 코디, 그리고 고통받는 아이들을 둘러싼 갈등의 서사 구조는 교육 스릴러라는 새로운 장르라고 불릴 만하다. 올해 비지상파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이 드라마를 아직 안 봤다면, 친척들과 한자리에 모여 정주행 해보는 것은 어떨까.
아이언맨 1~3(6시간 19분)
어벤져스 최고 인기 캐릭터인 아이언맨의 단독 영화 시리즈다. 개봉 당시 한편 한편 볼 때는 재밌고 신나는 블록버스터였을지 모르겠지만, 3부작을 정주행하다보면 아이언맨의 탄생부터 성장과 고뇌까지, 아이언맨의 새로운 면모가 새삼 보일지도 모른다.
반지의 제왕 3부작(9시간 17분)
판타지 영화의 고전이 된 <반지의 제왕> 시리즈가 영화사에 미친 영향은 적지 않다. 가장 최근으로는 드라마 역사상 최고의 화제작인 <왕좌의 게임> 제작진은 시즌 8에서 대규모 전투신을 연출하면서 <반지의 제왕>을 참고했다고 말할 정도다. 절대 반지를 둘러싸고 호빗 프로도와 그 친구들이 겪는 모험과 전투를 그리고 있다. 아카데미상 30개 부문에서 후보에 올라 17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매트릭스(6시간 33분)
세기말이던 1999년 <매트릭스>가 세상에 나오면서 불러일으킨 파장은 어마어마했다. 새로운 스타일의 영상과 촬영 기법과 음울하면서도 철학적인 서사는 영화, 드라마는 물론 광고, 뮤직비디오에서 수없이 변주돼 차용됐고, 패션, 음악 등 대중 문화 전반에 지울 수 없는 흔적을 남겼다. 세계적인 철학자 슬라보예 지젝을 비롯한 지식인들이 앞다퉈 이 영화를 해석하며 자신의 철학을 전개해 나가기도 했다. 20세기와 21세기의 사이에 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고자 한다면 이 3부작을 정주행하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 되겠다. 어린 세대에게는 <존 윅>의 사람 잘 죽이는 아저씨로 더 익숙한 키아누 리브스의 인생작이기도 하다.
비포 시리즈(4시간 48분)
1995년 <비포 선라이즈>를 시작으로, 2004년 <비포 선셋>, 2013년 <비포 미드나잇>으로 이어지는 비포 시리즈는 18년에 걸쳐 한 감독과 두 배우가 완성한 사랑의 소소한 대서사시다. 우연한 만남과 불꽃 같은 사랑을 나누는 20대 시절, 제멋대로 흘러가는 삶 속에서도 아름다웠던 청춘의 한 단면을 움켜쥔 30대 시절, 그리고 피부에 새겨진 삶의 흔적과 아름답지만은 않은 현실 속에서도 서로를 인정하는 40대 시절의 사랑의 면면들을 볼 수 있다. 에단 호크와 줄리 델피의 변해가는 모습들을 앉은 자리에서 지켜보는 것도 놓칠 수 없는 볼거리다.
cgapc@fnnews.com 최갑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