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를 버렸다고 오해 안했으면…꼭 다시 만날 거라 믿어"

      2019.11.04 11:22   수정 : 2019.11.07 12:5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민석이가 자기를 버렸다고 오해하고 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저는 다시 만날 거라고 믿고 있으니까, 꼭 다시 만나 어떻게 사는지 얼굴이라도 보고 싶어요."
28년 전 막내아들과 이별한 윤경순씨(62)는 아이에게 하고싶은 말을 묻는 질문에 '꼭 민석이가 연락을 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4일 경찰청과 실종아동전문기관에 따르면 최민석씨(31·실종 당시 3세)는 지난 1991년 3월 24일 광주광역시 임동 자택 근처에서 실종됐다.

실종 당일 오후 6살 터울인 형과 집앞 골목에서 함께 놀다가 사라져 버렸다는 것이다.

당시 최씨는 세발자전거를 타고 놀던 중이었다.

윤씨는 "형이 친구들과 놀면서 동생과 떨어지게 됐는데, 동생만 사라졌다"며 "바로 집 앞 골목인데, 동생을 누가 데리고 가 버린 것인지 모르겠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최씨가 실종될 당시 옆집 앞에 회색 승합차가 주차돼 있었다는 것을 최씨의 형은 기억하고 있다. 옆집에 살던 이웃은 그 차를 알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아들을 누군가 데리고 간 것은 아닌지 윤씨가 의심하는 이유다.

이후 윤씨 부부는 아들을 찾기 위해 갖은 노력을 했지만 허사였다. 선거철에는 유세 차량에 올라 확성기로 아들의 이름을 애타게 부르기도 했다. 신문에 사연을 전하고 TV 방송에도 출연했지만 아들을 다시 만날 수는 없었다.

그는 "자전거가 버려졌을 수도 있다고 생각해, 경찰과 샅샅이 뒤졌지만 찾지 못했다"며 "실종 원인을 알면 좀 더 빨리 찾겠지만, 그걸 모르고 28년이 흘렀다"며 애석해했다.

아들을 찾는 시간이 흐르는 동안 가정에도 충격의 여파가 이어졌다.
윤씨의 남편은 병을 얻어 요양 생활 중이고, 최씨의 형은 미안한 마음에 내성적으로 변하고 말수도 줄었다.

윤씨는 아들을 어린아이 답지 않게 성격이 차분하고 욕심이 없던 아이로 기억했다.
그는 "길을 걷다가도 '엄마 조심해'라며 자기가 차도 쪽으로 걷던 사려깊은 아이였다"며 "답답한 마음에 점집에 찾아 가니 '연락이 와서 꼭 만날 것'이라고 하더라. 죽기 전에 얼굴 한번이라도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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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hoon@fnnews.com 이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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