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원 택시' 등 지역혁신 사례 공유… 공공행정 협력 공감대

      2019.11.26 18:33   수정 : 2019.11.26 18:33기사원문
【 부산=안태호 기자】 "현대사회 문제는 새로운 접근방식이 필요하다. 우리는 그 해답을 '지방'에서 찾고 있다."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은 26일 부산 벡스코에서 진행된 '한·아세안 행정장관회의'에 참석해 '자치분권과 균형발전, 지역혁신을 통한 지역 활력 제고 전략'이란 제목의 발제문을 통해 "대한민국은 눈부신 경제성장을 거치고 민주주의도 확고히 정착했지만 낮은 경제성장률, 세계 최저 수준의 출산율, 지방소멸 우려 등 극복해야 할 과제들도 있다"며 해법으로 지방주도의 문제해결을 주문했다.



■미국 뉴딜정책도 지역정책에서 출발

이날 회의는 한·아세안 대화관계 30주년을 기념해 지난 25일부터 26일 양일간 부산에서 열리는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공식 부대 행사로 열렸다.

한국과 아세안 10개국 행정장관들이 한 자리에 모여 △국민참여 △디지털정부 △지역발전 등 3개의 세부 주제에 대해 심도 높은 논의를 진행했다.


진영 장관은 1920년대 경제대공황을 극복한 미국의 '뉴딜정책'을 사례로 들어 지역주도적인 정책의 중요성을 환기했다. 그는 "뉴딜정책은 연방(중앙)정부가 아닌 주(지방)정부차원에서 이미 검증된 정책들을 전국에 확산시킨 사례"라고 제시했다.

이어 진 장관은 지역의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정책이 국가 전체의 혁신결과를 이끌어낸 예들도 언급했다. 전국 최초로 행정정보를 공개토록 한 청주시의 '정보공개 조례', 오지 주민들을 위한 아산시의 '100원 택시' 등이다. 그는 "지방에 권한을 배분하고 재정격차 완화를 위해 2020년까지 약 8조5000억원을 지방에 배분하는 등 지역의 활력이 국가의 발전과 주민 행복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발표를 마쳤다.

■"장관, NGO 관계자 정기 만남"

아세안 10개 국가의 혁신적인 공공행정 사례들도 쏟아져 나왔다. 캄보디아 썩 세타 내무부 수석차관은 "헌법에 국민들이 정치·경제·사회 등에 참여해야 한다는 조항이 있다"며 "시민들의 의견을 청취할 수 있는 지역사회 공공포럼이 조직돼있다"고 밝혔다. 이어 "6000개가 넘는 시민단체들이 활동하고 있다"며 "내무 장관이 6개월에 한 번씩 비정부기구(NGO)와 만나 제언을 듣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도네시아 차흐요 꾸몰로 행정개혁부 장관은 중앙정부, 지자체, 공공기관의 민원관리를 통합한 'SP4N-LAPOR'를 대표 공공혁신 사례로 소개했다. 차흐요 꾸몰로 장관은 "과거에는 민원 조율 기능이 없어서 민원이 중복되는 등 비효율이 높았고 국민들이 민원 접수처를 모르는 경우도 많았다"며 "SP4N-LAPOR는 '어떤 문도 잘못된 문이 아니다'라는 기조다. 모든 민원이 신속하게 분류돼 처리되고 처리 과정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고 전했다. 2019년에만 12만8000개 민원이 제기됐고 그 중 2만8000개의 민간 분야 민원이 해결된 바 있다.

■채식·할랄 음식도 제공

이날 행사는 10개국 행정장관들이 모여 회의를 진행한 만큼 동시통역에도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다. 한국어·영어·베트남어·인도네시아어·라오스어 등 총 5개 언어로 동시통역이 제공됐다. 회의장 뒤쪽에 마련된 통역부스에서는 동시통역사들이 참석자들의 발언 내용을 쉴 새 없이 통역해 회의 참석자 및 참관객들에게 전달했다.

다양한 문화권 인사들이 모인만큼 음식도 세심하게 챙겼다. 오전 세션을 마친 후 진행된 오찬 자리에는 세 가지 코스 음식이 마련됐다. 일반 음식과 더불어 채식음식 그리고 무슬림 참석자를 위한 할랄음식이 동시에 제공됐다.
할랄음식 테이블에는 소고기 구이대신 양갈비가, 와인 대신 오렌지 주스가 테이블에 올랐다.

현장에서 만난 행안부 관계자는 "한국의 공공행정 우수사례와 아세안 국가가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혁신 사례를 공유해 공공행정 분야 상생협력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아세안 국가와의 우호 관계가 한 단계 더 발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평했다.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은 이날 폐회사를 통해 "회의 내내 다양한 행정혁신 경험과 우수사례를 공유하고 상호협력과 발전을 위해 좋은 의견을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며 "한·아세안 공공행정 분야의 협력과 교류를 더욱 확대하고 강화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eco@fnnews.com 안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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