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군함도 보고서 '강제' 동원 사실 미기재

      2019.12.03 18:17   수정 : 2019.12.03 18:1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일본 정부가 군함도(하시마섬) 등 메이지(明治) 시대 산업시설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는 것과 관련, 유네스코에 제출한 보고서에 강제동원을 부정하는 표현을 담은 것으로 나타났다.

3일 외교부에 따르면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 홈페이지에 전날 게재된 일본의 근대산업시설 세계유산 등재 후속조치 이행경과보고서에는 당초 지난 2017년 일본이 처음 제출했던 보고서와 크게 달라진 것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은 2015년 7월 세계유산위원회에 강제노역 시설 7곳을 포함, 메이지 시대 산업시설 23곳을 세계유산으로 등재하면서 일부 시설에서 한국인을 비롯한 기타 국민이 의사와는 상관없이 동원돼 가혹한 조건에서 노역을 하게 됐고, 이를 기리는 정보센터 설치를 약속했다.



그러나 일본은 2017년 12월 첫 번째 이행경과보고서를 내면서 강제라는 단어를 명시하지 않고, '국가총동원법에 따라 한반도 출신자가 노역했다'는 표현만 썼다. 또 군함도가 있는 나가사키현에 설치하기로 했던 정보센터도 도쿄에 만들기로 해 논란이 벌어진 바 있다.


일본은 이후 두 번째로 낸 이번 보고서에서도 문제의 표현을 그대로 사용했고 기존 주장을 바꾸지 않았다. 정보센터 역시 희생자 애도의 의미를 뺀 채 '산업유산 인포메이션센터'로 명명했다.

이날 외교부는 대변인 명의로 "일본 측이 한국인의 강제 노역을 인정하고 희생자를 기리기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을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보고서 역시 일본 정부가 상기 관련 이행 내용을 포함하지 않은 데 대해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6월 열린 제42차 세계유산위원회는 일본 측에 '당사국 간 지속적 대화'를 독려하는 등의 결정문을 채택했으나 일본 외무성은 우리 측의 대화 제의에 이런 저런 핑계를 대며 적극적으로 회신하지 않으면서 사실상 불응하고 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오는 2020년 6월 회의를 통해 이번 두 번째 보고서에 대한 입장을 낼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제기구 특성상 일본에 후속 조치를 강제할 수는 없어 한국의 입장에서는 여론전 전개가 사실상 유일한 대응책인 상황이다.

등재를 취소하는 것도 그동안의 사례를 볼 때 보존 등에 문제가 있는 경우에만 한정된 것을 고려하면 이뤄질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
현재 등록된 1121건의 세계문화유산 중 등재 취소 사례는 단 2건에 불과하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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