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아스날, 감독 교체가 해답일까
2019.12.14 09:00
수정 : 2019.12.14 09: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편집자 주= [두두다다]는 '벵거 볼'에 심취해 수 년간 아스날을 응원해 온 기자가 작성한 기사입니다.
22년간 지휘봉을 잡아온 아르센 벵거 감독의 사퇴 이후 아스날은 수렁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지난 시즌 아스날의 새로운 감독에 부임한 우나이 에메리 전 감독은 당시만 해도 유로파리그 3연패, 보드진을 매료시킨 탁월한 프레젠테이션 등으로 큰 기대를 받았다.
부임 이후 에메리 감독은 빠른 선수 교체와 상대 맞춤형 전술 등으로 리그 14경기 무패 행진을 이어갔다. 비록 리그 5위, 유로파리그 준우승을 거두며 챔피언스리그 진출에는 실패했으나 많은 팬들은 리그 적응 이후 에메리 감독의 새로운 시즌을 기대했다.
하지만 에메리 감독은 올 시즌 3승 6무 3패를 기록했다. 특히 7경기동안 승리를 거두지 못한 것은 1992년 이후 약 30년 만의 최악의 기록이었다. 1235경기를 지휘했던 벵거 감독 체제에서도 이 같은 부진은 없었다.
결국 아스날 보드진은 지난 11월 29일 그를 경질했다. 에메리 감독이 떠난 빈 자리에는 2003-04 시즌 무패 우승의 주역이었던 프레디 융베리 코치가 올라섰다.
융베리 감독은 아스날 선수 출신이자 구단 U-23 감독 출신으로 팀의 철학과 내부 사정을 알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많은 팬들은 융베리 감독이 침체된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는 소방수 역할을 기대했다.
그러나 융베리 감독은 부임 이후 치러진 4경기(유로파 리그 포함)에서 3무 1패를 기록하며 구단의 무승행진 기록을 연장하고 있다. 심지어 상대는 아스날보다 전력상 약체로 분류된 노리치, 브라이튼, 벨기에 스탕다르 등이었다.
계속되는 팀의 부진에 아스날 보드진은 카를로 안첼로티, 미켈 아르테타 등을 새로운 감독 후보 물망에 올렸다. 최근 구단주와의 불화 등으로 나폴리에서 경질된 안첼로티는 UCL 우승 3회를 비롯해 셀 수 없이 많은 트로피를 수집해온 명장이다.
특히 지난 09-10시즌 첼시를 이끌며 더블을 기록하는 등 EPL 적응 문제도 크게 없어보인다. 아스날로서도 위약금 부담 없이 검증된 감독 자원을 데려오는 것에 대해 만족스러워하는 모양새다.
다만 일각에서는 세대교체를 위해서라도 현대 축구에 걸맞는 젊은 감독을 데려와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주목받은 후보가 아르테타다. 현재 맨체스터 시티의 코치를 맡고 있는 아르테타는 아스날 선수 출신, 젊은 나이, 펩 과르디올라 감독의 지도자 수업 등이 장점으로 꼽힌다. 반면 현재까지 감독 경험이 전무하다는 점에 대해서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리그 16경기가 치러진 가운데 아스날은 리그 9위에 자리했다. 오는 16일에는 지난 시즌 우승팀 맨시티와의 리그 경기를 앞두고 있다. 이날 경기도 큰 점수차로 패배한다면 팀 분위기는 쉽게 수습하기 어려울 것이다.
신임 감독의 선임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는 해답지는 아닐 수 있다. 하지만 감독의 교체가 팀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은 사례는 너무나 많다.
토트넘, 레스터 시티, 에버튼과 같은 구단들도 감독 교체 이후 구단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이번 시즌은 어느새 절반이 지났고, 박싱데이가 며칠 앞으로 다가왔다.
빠른 시일 내에 구단 내 변화가 생기지 않는다면 이번 시즌 아스날은 근래 최악의 성적을 거둘지도 모른다. 많은 팬들이 구단 수뇌부의 새로운 선택을 기다리는 이유다.
#두두다다 #아스날 #안첼로티
hoxin@fnnews.com 정호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