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車, 공유경제와 만나 모빌리티 생태계 바꾼다
2020.01.01 17:41
수정 : 2020.01.01 17:41기사원문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서는 완전자율주행 시대가 본격화되면 차량 운전에서 해방되고 차량 소유에서 공유로 급격한 변화가 일어날 전망이다. 차량공유, 승차공유 등 공유경제 확산과 융합은 주문형 교통서비스 발전과 동시에 산업구조적 변화도 초래할 것으로 예상된다.
■모빌리티 전환 가속화
한국정보화진흥원(NIA)이 발간한 '미래 모빌리티 기술 전망과 사회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세계 자동차 산업은 경계가 무한 확장되는 대변혁이 진행 중이다.
이에 따라 세계 주요 국가들의 모빌리티 산업으로의 전환은 예상보다 빠르게 추진되고 있다. 세계 완성차 회사들은 구조조정과 함께 모빌리티 산업 관련 대규모 투자를 추진하고 있으며 각국 정부도 모빌리티 산업에 대한 투자와 도로운행 등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한국 역시 정부 주도로 '2030 미래자동차 산업 발전전략' 추진을 통한 2030년 미래차 경쟁력 1등 국가 도약을 비전으로 제시하고 △2030년 전기·수소차 국내 신차판매 비중 33%, 세계시장 점유율 10% △2027년 전국 주요 도로의 완전자율주행(레벨4) 세계 최초 상용화 등을 목표로 제시했다. 향후 10년간 한국 모빌리티 산업이 나아갈 3대 추진전략으로는 △친환경차 기술력과 국내보급 가속화를 통해 세계시장 적극 공략 △2024년까지 완전자율주행 제도·인프라를 세계 최초 완비 △민간투자 60조원 기반 개방형 미래차 생태계로 신속 전환 등을 내세웠다.
■자율주행 3단계 시대 '눈앞'
오는 2021년에는 고속도로에서 자율주행차가 주행을 책임지는 자율주행 3단계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우디는 이미 지난 2017년 세계 최초 3단계 자율주행차 A8을 발표했고 BMW는 자율주행 3단계 차량 상용화 시점을 2021년, 벤츠는 올해로 각각 발표한 바 있다. 실제 주요 자동차업체가 자율주행 2단계 수준의 고속도로 주행기술 개발을 마쳤다. 지도업체 히어는 유럽과 미국 주요 고속도로 정밀지도 구축작업을 고도화하고 있고, 올해는 자율주행 3단계를 위한 제도도 변경될 것으로 보인다. 유럽연합에서는 운전자 주의 의무 개정이 올해 예정돼 있어서다. 전문가들이 올해 중 자율주행 3단계 차량의 상용화를 점치는 이유다.
구글 웨이모의 자율주행 4단계와 5단계 도전도 지속되고 있다. 구글의 자율주행 자회사 웨이모는 지난 2018년 미국 피닉스에서 자율주행 택시서비스를 시작한 지 1년 만에 자율주행 택시서비스 '웨이모 원' 애플리케이션을 애플 앱스토어에 지난해 12월 출시했다. 웨이모가 자율주행 택시사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동시에 완전상용화 단계를 구축하는 신호로 해석된다.
실제 웨이모는 자율주행 택시 운전석에 드라이버를 동승시켰지만 지난해 11월부터 완전 무인 자율주행 테스트를 돌입한 바 있다.
■자율주행+승차공유 '융합'
자율주행과 승차공유의 융합은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서 가장 핵심 분야로 전망된다.
현재 해외에서는 승차공유, 차량공유, 택시호출, 자동차 카풀, 주문형 승차시범 서비스 등 완전 자율주행 진화를 위한 중간 단계의 서비스가 시작되고 있다. 이 서비스는 향후 자율주행 상용화와 발맞춰 주문형 교통서비스로 진화 중이다.
승차공유 업체도 이동 시간에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하고 자율주행차에 기반한 관광 시범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이를테면 우버는 여행이나 관광지 이동용 시간제 승차공유서비스 '우버 트립'을 제공 중이다. 탑승객이 음악을 듣거나 뉴스를 보도록 하는 '익스피리언스'도 우버 서비스 중에 있다.
벤츠 등 주요 자동차사도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투자를 늘리는 등 모빌리티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벤츠는 차량공유서비스 '카투고'를 운영하면서 300만 회원을 모았다. 벤츠는 택시예약서비스 '마이택시', 차량공유서비스 '크루브', 차량과 운전기사를 함께 제공하는 '블랙레인', 버스공유서비스 '플릭스버스' 등 다양한 모빌리티 서비스를 갖췄다.
반면 국내는 자율주행 기술은 물론 다양한 모빌리티 서비스도 택시업계와의 갈등 속에 제대로 진화하지 못하고 있다. 승차공유는 불법이고 렌터카 기반 호출서비스도 불법이 될 가능성이 높다.
■차량 소유 80% 급감…GDP 증가
자율주행과 승차공유가 융합되면 차량 소유에서 공유로 이동습관이 급변할 것으로 보인다. 또 차량유지 비용 등이 줄고 국내총생산(GDP)이 증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우버는 도시 내 모든 차량이 공유되면 현재 운행되는 차량의 10분의 1만으로도 공유가 가능하다고 예상한 바 있다. 지난 2017년 5월 발표된 리씽크엑스 보고서는 완전자율주행 상용화 이후 10년 뒤 미국시장에서 차량대수는 20%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2021년에 완전자율주행차 상용화를 가정해 미국시장 기준으로 자동차 대수는 2억4700만대에서 2030년 4400만대로 약 80% 감소한다는 것이다. 신차 판매량은 1800만대에서 560만대로 줄고, 2024년 이후에는 개인차량 판매가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또 가구당 운송비용을 연간 약 5600만달러(약 652억원)를 절약하고 운전시간 감소에 따른 GDP 증가는 약 1조달러(약 1164조원)를 예상했다. 이는 현재 차량가동률을 약 4%로 추정하고, 완전자율주행 시대에는 약 40%로 가정했을 경우다. 또 자율주행에 따라 운전시간이 줄어들고 낭비되는 시간을 생산활동에 활용했을 때 GDP는 늘어날 것이라는 계산이다.
정구민 국민대 전자공학부 교수는 "기술발전뿐만 아니라 개인과 사회의 변화는 모빌리티의 변화에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다"며 "개인과 사회의 변화는 자동차, 교통, 물류 등 모빌리티 산업 전반에 대한 변혁을 예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서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