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1330명..."병원, 사실상 통제 불능"

      2020.01.25 15:42   수정 : 2020.01.25 15:42기사원문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우한 병원)가 사실상 통제 불가능한 상태까지 이르렀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중국 병원은 넘쳐나는 확진 환자와 의심 사례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으며 중국 밖에서도 확진자가 잇따라 확인되고 있다.

25일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와 현지 언론에 따르면 우한 폐렴 확진자는 이날 오후 현재 1330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41명이 사망했고 치유된 사례는 38건에 그쳤다. 1965건은 의심 환자로 분류됐다.


후베이성 신화 병원에서 근무하던 이비인후과 의사 량우둥씨(62)가 우한 폐렴으로 숨을 거뒀다. 의료진 사망자가 나온 것은 처음이다. 확진자 가운데는 두 살배기 아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에서도 첫 확진 환자가 집계됐다. AP 통신에 따르면 프랑스 보건당국은 최근 중국에 다녀온 3명이 우한 폐렴에 걸린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호주 보건당국도 빅토리아주에 거주하는 50대 중국인 남성이 우한 폐렴에 걸렸다고 전했다.

네팔 보건 당국도 같은 날 우한에서 귀국한 학생(32)이 우한 폐렴에 걸렸다고 밝혀 남아시아 국가에서도 처음으로 확진자가 나왔다. 이 학생은 지난 9일 네팔에 입국한 뒤 열과 호흡 곤란 등의 증상을 보여 카트만두의 병원에서 치료받다가 퇴원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병원이 통제불가 상태에 이르렀다는 증언이 나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36세 여성 ‘샤오시’와 전화 인터뷰를 통해 우한 폐렴으로 인한 중국 우한의 병원 상황을 이 같이 보도했다.

이 여성은 남편이 열이 나고 피를 토하는 등의 증상을 보여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검사를 받기 위해 병원을 전전했으나 모두 허사였다고 전했다. 구급차를 불렀으나 출동을 거절당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샤오시는 “나는 절박하다, 많은 시간과 날들을 잃었다. 우리(샤오시와 남편) 둘 다 새해를 맞이할 때 까지 살아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최대의 명절인 춘제(春節·설) 전날(24일)이 ‘최후의 심판일(doomsday)’처럼 느껴졌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샤오시는 병원 복도에 시신이 천으로 싸여진 채 방치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녀는 다른 사람들에게 시신을 옮기자고 했지만 아무런 반응이 돌아오지 않았다며 울었다”면서 “사람들은 그냥 계속 죽는다. 아무도 시신들을 돌보지 않는다. 이렇게 계속된다면 우리 모두 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후베이성 위생건강위원회는 현재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유행이 2차 상승기를 맞았다고 밝혔다. 이와 동시에 호흡기질환과 독감이 많이 발생하는 철까지 겹쳐 발열 증세가 있는 환자가 병원으로 몰려드는 바람에 진료에 차질이 있다고 전했다.

우한시는 이날 의료격리를 위해 1000개 병상을 갖춘 건축면적 2만5000㎡의 응급병원을 긴급히 건설하기 시작했다. 이 병원은 6일 만에 건설을 마치고 다음달 3일부터 사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베이징의 자금성과 만리장성 일부 구간, 진시황릉 병마용, 항저우의 서호, 상하이 디즈니랜드, 백두산(중국명 창바이산) 등 각지의 유명 관광지가 문을 닫고 각종 춘제 맞이 대규모 행사도 줄줄이 취소됐다.

국무원은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위해 더 엄격하고 맞춤형 조처를 할 것이라고 했다고 관영 중국중앙방송(CCTV)이 보도했다.

중국 과학기술부는 호흡기 질병 최고 권위자인 중난산 중국공정원 원사를 팀장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응급 과학연구를 진행하기로 했다.

재정부는 후베이성의 방역 작업을 지원하기 위해 10억위안(약 1700억원)을 긴급히 배정했다.


후베이와 베이징, 상하이, 충칭 등 12개 지역이 중대돌발 공공위생 사건 1급 대응을 시작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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