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준비위 체제 전환한 혁통위...새보수당 "한국당과 협상이 먼저" 선긋기
2020.02.06 16:47
수정 : 2020.02.06 16:4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중도·보수통합 논의기구인 혁신통합추진위원회(혁통위)가 6일 통합신당 준비위원회 체제로 전환하며 오는 20일을 신당 창당 '데드라인'으로 정했지만 새로운보수당의 합류 여부가 여전히 변수로 남아있는 모습이다.
혁통위는 새보수당 몫까지 포함한 5인의 신당 준비위 지도부를 발표했지만 새보수당은 자유한국당과의 통합 논의가 우선순위라고 선을 긋는 등 통합신당 합류 의사를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어서다.
한국당과 새보수당의 통합 협상이 끝내 불발될 경우 새보수당은 혁통위 통합 논의에 참여하는 대신 한국당과 선거연대·후보단일화 등 낮은 단계의 통합에 무게를 실을 것으로 예상된다.
혁통위는 이날 국회에서 통합신당 창당을 위한 준비위원회를 출범하고, 첫 회의를 열었다. 한국당과 새보수당, 미래를 향한 전진 4.0, 국민소리당 등 정당과 600개 이상의 중도·보수 시민단체, 옛 안철수계 인사들, 원희룡 제주지사 등이 신당 준비위에 동참했다.
박형준 혁통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난 1월 중순 혁통위가 출범한 이래 우여곡절에도 불구하고 통합신당열차는 궤도에 올랐다"면서 "2월 20일 전에 통합신당을 출범시킨다는 혁통위의 일정에 따라 준비위는 당명을 비롯해 신당 출범에 따른 제반 사항들을 논의해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당 준비위 지도부는 5인 공동위원장 체제로 구성하기로 했다. 하지만 새보수당 몫의 공동위원장 선임을 두고 혁통위와 새보수당이 엇갈린 발표를 내놓는 등 신당 참여를 놓고 양측의 미묘한 입장 차가 여전했다.
박 위원장은 자신을 비롯해 한국당 심재철 원내대표·전진당 이언주 대표·국민의소리당 장기표 창당준비위원장과 새보수당 정병국 공동대표가 공동위원장을 맡는다고 발표했지만 새보수당은 한국당과 통합 논의를 마무리한 후에 자당 몫의 공동위원장을 선임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새보수당 하태경 공동대표는 "새보수당이 혁통위에 공식 참가해왔기 때문에 신당 준비위에도 참가한다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면서도 "새보수당 몫의 공동대표는 양당(한국당·새보수당) 통합 협의체에서 결론이 난 이후에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신당 준비위는 법적 기구가 아니다"라며 "정당법에 따르면 통합을 위해서는 통합 수임기구가 있어야 한다. 법적 절차를 이행하지 않으면 합당이 안 된다"고 언급하는 등 절차상으로도 한국당과의 통합 논의가 우선순위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하 공동대표는 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새보수당 유승민 보수재건위원장의 회동 여부와 관련 "양당 협의체를 만들기로 합의한 것이 지난달 20일이고 보름 가까이 지났다. 두 분께서 분발해야 한다고 생각하실 것이라고 믿는다"고 전했다.
황 대표를 향해 통합 협상에 전향적으로 나서라고 압박한 것으로 읽힌다. 향후 통합신당 출범 속도도 한국당과 새보수당의 협상 결론에 따라 갈릴 것으로 관측된다.
이런 가운데 한국당은 이날 의원총회를 열어 '통합신당'으로 당명 변경을 추진했지만 일부 의원들의 반대 끝에 결론을 내지 못했다. 통합신당이라는 당명이 한국당이 추구하는 가치를 담아내지 못한다는 부정적 의견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날 황 대표는 최근 바른미래당을 탈당한 이찬열 의원의 입당 신청을 수락하는 등 통합의 외연 확장에 방점을 두는 모습을 보였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