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뒷걸음질에 세계 원자재 시장 혼란
2020.02.07 13:55
수정 : 2020.02.07 13:55기사원문
중국 수입업체들이 잇따라 원자재 구매 계약을 해지하면서 시장이 큰 혼란에 빠지고 있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중국 제조공장들의 가동 중단은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을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뜨리고 있다.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의 LNG와 구리 수입 업체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이유로 선적을 할 수 없다며 계약을 해지했다며 이번 우한발 사태가 무역전쟁이나 글로벌 경제 성장 보다도 더 큰 리스크가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투자정보업체 코너스톤매크로의 에너지 전문 이코노미스트 잰 스튜어트는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원자재 시장에서 차지하는 중국의 비중을 볼 때 전혀 다른 리스크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 최대 원자재 수입국인 중국의 수입 차질이 글로벌 공급망에까지 혼란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중국 정부가 주민들의 이동을 제한하는 조치까지 내리고 있어 상품 무역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이고 있다.
중국 최대 LNG 수입업체인 중국해양석유집단(CNOOC)은 계약해지인 불가향력을 내세워 글로벌 에너지 업체 토탈과 셸에 선적을 할 수 없다고 통보했다.
광시난궈를 비롯한 중국 구리 수입업체들은 칠레의 광산업체에 선적 연기를 요청했으며 중국 정제업체 시노펙은 사우디아라비아에 다음달 원유 선적 규모를 줄일 것이라고 통보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미국과 브라질산 대두와 인도네시아산 팜유은 하역되지 못한채 중국 동부 해안에 묶여있다.
시카고의 상품거래업체 제이너그룹의 피트 토머스 부사장은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타격이 예상했던 것 보다 훨씬 크다며 “모든 상품 부문이 구매력이 감소되는 것이 우려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LNG 구매 감소는 그러지 않아도 유럽과 아시아의 온화한 겨울 날씨와 미국의 증산으로 인한 공급 과잉, 가격 하락세로 고전해온 국제 LNG 시장에 또다른 타격이 되고 있다.
아시아의 화력 발전소들이 석탄에서 가스로 전환하는 것이 늦어지고 있어 수요가 증가하지 않던 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LNG 사용이 많은 중국의 공장들이 가동을 멈추고 있다.
지난달 중순 100만 BTU당 5달러가 넘었던 국제 LNG 가격은 6일 아시아에서 JKM 벤치마크 가격의 경우 3달러로 떨어졌으며 미국에서는 지난달에 2달러 이하로 하락한 상태다. 미국의 발전소들의 LNG 사용이 기록적인 수준으로 증가하고 미국산 수출이 급증하는데도 온화한 날씨로 인해 가장 비싸야할 겨울에도 가격이 오르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로열더치셸과 셰브론, 셰니어 에너지 같은 공급 업체들의 고민은 커지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LNG 사용이 2023년까지 1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인도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