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절 집회금지 두고 "기본권 침해"vs."코로나19, 한시적 조치"
2020.02.28 17:36
수정 : 2020.02.28 17:3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청와대 사랑채 앞 3.1절 연합예배를 금지한 경찰의 조치에 집행정지 소송을 낸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이 재판에서 "명백하게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난 위헌적 처분"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경찰 측은 "코로나19로 국가적 중대한 기로에 서있는 상황에서 한시적으로 한 조치"라며 집회금지 통고가 정당하다고 반박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박양준 부장판사)는 28일 범투본이 서울 종로경찰서장을 상대로 낸 옥외집회 금지통고 집행정지소송 심문기일을 진행했다.
범투본 측 대리인은 "범투본이 집단적 폭행과 방화로 공공의 안녕질서에 직접적 위해를 가한 적이 없다"며 "또한 실내에서도 모든 생활이 중단된 것도 아닌데 실외집회를 충분하게 안전하게 진행할 수 있는데도 집회를 금지한 것은 위법한 처분"이라고 강조했다.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은 집회 등이 집단적인 폭행, 협박, 손괴, 방화 등으로 공공의 안녕질서에 직접적인 위험을 초래한 경우에는 집회금지를 통고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앞서 서울지방경찰청은 지난 26일 "서울시에서 집회를 금지한 단체의 향후 집회(신고하지 않은 집회 포함)에 대해 집시법에 의해 금지를 통고한다"고 밝혔다.
이는 서울시가 지난 21일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감염법)에 의거해 광화문광장과 서울광장 등 도심집회를 금지한다고 밝힌데 이은 경찰 측의 조치다. 당시 서울시 경고에도 불구하고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범투본은 지난 22, 23일 광화문광장에서 집회를 강행했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전 목사는 지난 27일 오전 유튜브 채널 '너알아TV'에서 3번째 옥중서신을 통해 "국민 걱정을 덜어드리기 위해 (29일 열린 예정이던) 삼일절대회를 전격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오는 3월 1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교보빌딩 앞에서의 3.1절 연합예배는 강행하기로 했다.
이에 경찰 측은 "지난 토요일에도 서울시에서 집회를 금지해는데도 불구하고 범투본은 광화문광장에서 집회를 강행했다"며 "국가적 위기를 넘기고자 하는 중대한 기로에 서있는 상황에서 한시적 조치"라고 반박했다.
이어 "다른 단체들은 자율적으로 집회를 취소하고 있는데, 범투본만 집회 의지를 보이고 있다"며 "5000명이 넘는 다수가 일반인이 많은 장소에서 집회를 개최하는 점을 감안해달라"고 밝혔다.
이에 범투본은 "우리도 집회 전체에 대한 집행을 정지해달라는 취지가 아니라, 청와대 사랑채 앞과 광화문광장에서 소규모로 진행될 예배집회를 금지한 것에 대한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취지"라며 "29일 전국에서 모이는 집회는 이미 취소했다. 이 집회 금지에 대한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취지의 신청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경찰 측은 지난 범투본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식사를 함께 하는 등 집회의 모습을 감안하면 집회를 통한 감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이날 서울보라매병원에서 근무하는 예방의학과 전문의가 서울시 측의 협조 요청을 받아 나와 야외집회에서도 감염 가능성이 높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했다. 이 전문의는 "야외집회의 행태를 보건데 비말(침)과 신체접촉을 통해 감염의 위험성이 매우 높다"며 "소규모로 모인다고 해도 감염의 위험성이 있는 것은 명백하다"고 했다.
이에 범투본은 "지금까지 야외집회에 참여해 확진을 받은 사례가 있냐"고 반문하며 "한 건도 없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적지 않은 규모로 참석하기 때문에 대중교통으로 이동하는 과정이나, 식사를 통해 감염될 위험성이 있는 상황도 고려할 필요가 있지 않냐"고 물었다.
이에 범투본은 "예배는 서울시 내에 있는 사람들만 참여한다"며 "실내에서 감염 위험성이 있는 클럽은 폐쇄하고 있지 않는데, 아직 실외에서 한번도 감염되지 않았는데도 근거법률도 없이 위법하게 금지통고를 한 것은 명백하게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하는 위헌·위법적 처분"이라고 강조했다.
범투본은 또 대형교회 등 개신교의 교회들의 예배에 대해서는 공식적 조치가 없는데도 유독 범투본에 대해서만 예배집회를 금지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양측에 입장을 들은 재판부는 이날 내로 결론을 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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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ja@fnnews.com 박지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