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례투표 용지 윗자리 가겠다고… 현역의원 꿔주기 꼼수대결
2020.03.25 17:21
수정 : 2020.03.25 19:09기사원문
위성정당 명칭이 유권자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점을 고려할 때 최대한 상위순번에 자리를 잡는 것이 득표에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여야가 막판까지 최대한 많이 '현역의원 꿔주기'를 추진하면서 위성정당 창당에 이어 '꼼수대결'이 재현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의석 수를 기준으로 21대 총선 정당투표 용지에서 기호 1번을 차지하는 정당은 21석(신용현·이상돈·임재훈 의원 포함)을 보유한 민생당이다. 정당투표 순번은 의석 수를 많이 보유한 순서대로 차례로 번호가 부여된다.
미래통합당의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은 10석을 확보해 기호 2번이 유력하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비례대표용 연합정당인 더불어시민당에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현역의원 7명을 파견했다. 이종걸·신창현·이규희·이훈 의원 등 지역구 의원 4명은 탈당 후 시민당에 입당했고, 심기준·정은혜·제윤경 의원 등 비례대표 의원 3명도 '셀프제명' 절차를 거쳐 의원직을 유지한 채 당적을 옮겼다.
다만 시민당은 정의당(6명)보다 현역 의원을 많이 보유하고 있음에도 지역구 의원이 4명에 불과해 현재로선 뒷 순번인 4번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공직선거법상 통일기호 우선부여 대상 기준이 5명 이상의 지역구 의원을 보유한 정당 또는 직전 대통령 선거·비례대표 의원 선거 등에서 3% 이상을 득표한 정당으로 명시돼 있어서다. 민생당·한국당·정의당은 기준에 부합하는 반면 시민당은 해당되지 않기 때문이다.
정당투표 순번을 위로 올리기 위한 여야의 '의원 꿔주기' 경쟁은 오는 27일 후보등록 마감일 직전까지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은 모(母)정당인 미래통합당에서 10명 내외의 의원들이 추가로 이동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종 20명 가량으로 정당을 꾸려 총선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현재 김종석, 문진국, 김순례 의원 등이 한국당행에 무게를 싣고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해찬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도 불출마 의원들의 시민당 파견을 계속해서 설득하고 있다. 다만, 당초 통합당의 위성정당 전략을 강하게 비판해오던 민주당이 돌연 태도를 바꿔 똑같은 '꼼수'로 맞대응하는 것에 일부 의원들이 반감을 갖는 것으로 전해져 추가 파견이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민생당 변수에 따른 막판에 순번이 뒤바뀔 가능성도 남아있다.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등 호남기반 군소정당들이 합당해 탄생한 민생당은 최근 시민당 참여를 둘러싼 계파갈등으로 극심한 내홍을 겪으면서 뿔뿔이 흩어질 위기에 처했다.
평화당 전 대표였던 민생당 정동영 의원은 바른미래당계 김정화 공동대표의 사퇴가 없을 시 3당 통합을 철회하겠다는 최후통첩을 보냈다.
현재 바른미래당 9명, 대안신당계 7명, 평화당계 5명 등으로 구성된 민생당에서 후보 마감일 전 분당이 확정될 경우 정당투표 순번도 대폭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