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n번방' 사건 오덕식 판사 논란에 재판부 교체.."현저히 곤란한 사유"
2020.03.30 19:35
수정 : 2020.03.30 22:4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n번방' 사건을 맡은 부장판사가 과거 성인지 감수성이 결여된 판결을 내렸다는 비판을 받고 그를 사건에서 제외시켜야한다는 국민 청원까지 등장하자 법원이 결국 재판부를 변경하기로 결정했다.
서울중앙지법은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상 음란물 제작·배포 등 혐의로 기소된 이모군(16) 사건의 담당 재판부를 형사단독20부(오덕식 부장판사)에서 형사단독22부(박현숙 판사)로 재배당한다고 30일 밝혔다.
'박사방' 유료회원 출신인 이군은 운영진으로 활동하다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텔레그램 안에서 최소 8000명~최대 2만명이 가입된 '태평양 원정대'를 별도로 운영하며 성착취 영상을 유포한 혐의를 받는다.
법원은 "위 사건을 처리함에 현저히 곤란한 사유가 있다고 인정되고, 담당 재판장이 그 사유를 기재한 서면으로 재배당 요구를 했다"며 "'법관 등의 사무분담 및 사건배당에 관한 예규' 제14조 제4호에 따라 재배당했다"고 설명했다.
'법관 등의 사무분담 및 사건배당에 관한 예규' 제14조 제4호는 "배당된 사건을 처리하는 데 현저히 곤란한 사유가 있어서 재판장이 그 사유를 기재한 서면으로 재배당 요구를 한 때"를 재판부를 바꿀 수 있다고 규정한다.
사건 배당이 확정되어 사건 배당부에 등록한 이후 원칙적으로 재판부를 변경할 수 없지만, 이 경우 재판부를 다시 정할 수 있다는 취지다.
오 부장판사는 국민 여론이 악화되자 스스로 재판을 맡지 않겠다는 뜻을 법원에 전한 것으로 보인다. 오 부장판사를 사건에서 제외시켜달라는 국민청원은 30일 오후 7시 현재 41만명을 돌파했다.
오 부장판사는 이전에 성범죄 가해자들에게 관대한 판결을 내린다는 비판을 받아온 인물이다. 지난해 8월 상해 등 혐의로 기소된 가수 구하라씨 전 남자친구 최종범씨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하면서 불법촬영 혐의에 대해서 무죄를 선고했다.
고(故) 장자연씨를 술자리에서 강제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직 조선일보 기자 조희천씨에게도 지난해 8월 무죄를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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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ja@fnnews.com 박지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