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아성…민주당 수성 VS 통합당 탈환
2020.04.05 03:16
수정 : 2020.04.06 10:51기사원문
[제주=좌승훈 기자] 21대 총선 제주시갑 선거구는 제주지역 3개 선거구 중 경쟁이 가장 치열한 곳이다. 공식 선거운동 둘째 날인 4일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심재철 미래통합당 원내대표,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각 당 후보 선거대책위를 찾아 격려를 하고 갈 정도로 중앙당 차원에서 공을 들이고 있는 선거구다.
■ 이인영·심재철·심상정 “제주로” 표심 공략
제주시갑은 2004년부터 2016년까지 내리 4선을 한 강창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세대교체를 명분으로 불출마 선언을 한 곳으로 현재 송재호(59·더불어민주당), 장성철(51·미래통합당), 고병수(55·정의당), 문대탄(81·우리공화당), 현용식(54·무소속), 박희수(58·무소속), 임효준(47·무소속) 후보가 나선 가운데 도내 최대 격전지로 떠올랐다.
특히 공천과정에서 집권당인 민주당이 전략공천에 따른 경선 후유증을 봉합하지 못하고분열로,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은 원팀으로 세를 결집하면서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 더불어민주당 ‘분열’ vs 미래통합당 ‘원팀’
민주당이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송 후보를 전략 공천하자, 박희수 전 제주도의회 의장은 30년 가까이 몸 담았던 당을 탈당해 지난달 26일 무소속으로 후보자 등록을 마쳤다. 일부 당원들도 동반 탈당을 하면서 표심이 나눠지게 됐다.
반면 통합당은 경선에 참여했던 고경실·구자헌·김영헌 예비후보 모두 장성철 후보 선대위에 가세했다. 무소속 예비후보로 나섰던 김용철 공인회계사도 지난달 24일 출마 포기와 함께 장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 고병수 “제주특별법 전면 개정…JDC 제주 이관”
정의당 고병수 후보는 지난해 11월 북 콘서트를 통해 일찌감치 선거 레이스에 시동을 걸었다. 의사 출신인 고 후보는 제주지역 최대 현안으로 제2공항를 꼽고 “절차적 정당성은 물론 비민주적인 건설 추진 과정은 심각한 문제”라고 진단했다. 고 후보는 개발 이익을 도민들에게 환원하고, 환경을 보존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제주특별법을 전면 개정하고, 국토교통부 산하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를 제주도 산하로 이관시켜 현재 개발사업을 목적으로 이뤄지는 토지비축제도를 환경 보전·친환경 농업을 중심으로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언론인 출신인 우리공화당 문대탄 후보는 "제주4·3 특별법 개정안이 통과되지 않은 것은 광주만 생각하고 제주를 위해서는 1조8000억 예산을 거부한 문재인 정권 탓“이라며 ”보수의 가치를 실현시켜 좌파정권을 종식시키겠다“고 일전을 벼르고 있다.
■ 박희수 “전략공천은 야합…총선 끝까지 치를 것"
무소속 박희수 후보는 송재호 후보를 겨냥해 "4·3의 올바른 진상규명은 반드시 이뤄져야 할 과제"라며 4·3 당시 대동청년단 표선면지역 총책이었던 민주당 송 후보의 부친이 학살과 관계없다는 객관적 자료를 내놓을 것과 송 후보 본인의 ㈔곶자왈사람들 대표 시절 ‘유리의 성’ 곶자왈 4000여평 훼손과 ‘유리의 성’ 주식 보유 배경, 2014년 지방선거에서 당시 새누리당 소속 원희룡 지사 선거 조력 사실여부 등 도민의혹에 대해 사실 여부를 솔직하게 밝히라고 압박하고 있다.
박 후보는 아울러 민주당의 전략공천에 맞서 “불공정과 반칙, 특권을 반드시 깨부수기 위해 기권하지 않고 포기하지 않고, 무릎 꿇지 않고 끝까지 가겠다”고 강조했다.
■ 장성철 “원희룡 도정과 원팀 이뤄 제주경제 책임”
통합당 장성철 후보는 “지난 16년 동안 권력을 독점하면서 이뤄낸 것이 없다면 사과해야 함에도, 민주당은 남 탓만 하며 4·3을 선거 이슈로만 삼고 있다”고 비판했다.
장 후보는 제주미래과학기술원 설립과 청정제주 미래제조업육성협의체 설치 운영, 국가식품산업클러스터 산업단지 조성, 청년 창업생태계를 위한 가칭 ‘창업촉진법’을 공약으로 제시하는 한편, 지난 2월5일 복당하고 출사표를 던진 송재호 후보를 겨냥해 지역 토박이이면서 준비된 후보임을 강조했다. 아울러 당선되면, 통합당 최고위원인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원팀을 이뤄 제주경제를 살리고 제주미래를 책임지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 송재호 “도민주도 성장…이론·실무·힘 있는 후보”
송재호 후보는 도민주도 성장시대를 열기 위한 3대 핵심공약을 발표하고 “자연·환경·문화 등 제주의 가치를 지키고 키우는 지속가능한 제주경제 생태계를 도민과 함께 다져나가겠다”며 본격 표밭갈이에 나섰다. 3대 정책 공약은 제주형 미래산업 육성, 사회적경제 및 마을특화기업 육성, 도민주도 성장을 위한 종자돈(seed money) 형성이다.
송 후보는 “지난 30년 동안 제주도정과 국정을 두루 경험하면서 이론과 실무, 힘을 겸비한 준비된 후보”임을 강조했다. 또 “여의도 입성 후 가장 먼저 하고 싶은 일로 4·3특별법 개정을 통해 현실적인 배・보상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 송재호·장성철, 오차범위 내 접전…부동층 변수
4.15총선 후보자 등록이 끝난 후 이뤄진 판세조사에서는 민주당·통합당 후보가 오차범위 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내 언론 4사(제주일보·KCTV제주방송·제주투데이·헤드라인제주)가 지난달 30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후보 지지도 조사에서 송재호 후보가 34.8%, 장성철 후보가 28.0%를 기록했다. 이어 무소속 박희수 후보 7.0%, 정의당 고병수 후보 6.4%, 우리공화당 문대탄 후보 0.4%, 무소속 현용식 후보 0.2% 순으로로 조사됐다. 지지 후보가 ‘없다’거나 ‘모름’ 혹은 응답을 거절한 ‘부동층’ 비율은 23.2%로 나타났다.
당선 가능성 조사에서는 송재호 후보가 41.6%, 장성철 후보가 22.7%를 기록했다. 송재호 후보가 오차 범위에 상관없이 장성철 후보를 18.9%포인트 앞섰다. 이어 박희수 후보 4.4%, 고병수 후보 3.6%, 문대탄 후보 0.6%, 임효준 후보 0.2%, 현용식 후보 0.2%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부동층은 26.8%다.
이번 여론 조사는 한국갤럽을 통해 만 18세 이상 남녀 505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28~29일 진행됐다. 응답률은 18.9%이며,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 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 “코로나19 민심 어디로” 방송토론회 화력 집중
한편 공식 선거운동 첫 주말인 4일 후보들은 '2차 오일장 대전'을 치렀다. 송재호·장성철·고병수·박희수 후보 등은 지난 2일 제주시 민속오일시장에 이어 이날 한림 오일시장을 찾아 얼굴 알리기에 주력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사회적 거리 두기 운동이 확산되면서 민속오일시장 만큼 민심을 잡는 데 효과적인 곳도 없다.
아울러 각 후보들은 코로나19 여파로 대면 선거운동이 제한되면서 로고송과 율동을 동반한 길거리 유세보다는 방송 토론회에 화력을 집중하는 분위기다. 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주시갑 토론회·연설회는 9일(토론회·제주MBC)·10일(연설회·제주MBC)로 돼 있다. 공직선거법 제82조의2 제4항과 제5항에 따라 토론회에는 4명, 연설회에는 3명이 참석한다.
선거방송토론위 측은 "이번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후보자 TV 토론·연설회가 유권자의 올바른 판단과 합리적인 선택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