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지는 공감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연장에 PC·노래방 '직격탄'
2020.04.06 13:20
수정 : 2020.04.06 13:29기사원문
"언제까지 이렇게 장사를 해야 하는지…망할 때까지인가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정부가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19일까지 2주간 연장하면서 노래방, PC방 등 고위험 사업군으로 분류되는 자영업자들이 심각한 경영난을 호소하고 있다.
6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 일대는 화창한 봄 날씨에도 불구하고 활기를 잃은 모습이었다.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이어지고 대학가에서 현장 수업을 연기하면서 유동인구가 급감한 것이다.
■사회적 거리두기에 자영업자 '휘청'
직격탄을 맞은 건 노래방, PC방 등 '고위험 사업군'으로 분류되는 자영업자들이다. 신촌은 20~30대 젊은 층 인구가 많기 때문에 노래방, PC방, 오락실 등 놀이시설이 밀집해있다. 이들은 지난달 23일부터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작함에 따라 영업에 제한을 받아왔다.
노래방의 경우에는 감염위험이 크다는 인식이 강해서 손님의 발이 끊긴 상태다. 일부 노래방은 사회적 거리두기에 일찌감치 동참하고 영업을 중단했다. 1차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이었던 지난 '5일까지 영업을 중단한다'는 안내문을 부착하고 현재까지도 영업을 하지 않는 곳도 눈에 띄었다.
영업을 강행한다고 해서 뾰족한 수가 있는 건 아니다. 그저 밥값이라도 마련하고자 문을 열었다는 자영업자가 적지 않았다.
코인 노래방을 운영하는 A씨는 "처음에 영업 방식을 두고 고민을 많이 했는데 운영하는 곳이 더 많더라"며 "나만 닫으면 왠지 손해 보는 느낌이라 영업을 이어갔는데 평소 매출의 10분의 1도 되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다른 노래방 관계자 B씨는 "사회적 거리두기라의 취지는 공감하지만 가만히 손 놓고 있는 게 쉽냐"고 반문하면서 "한 달 넘게 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출구 없는 터널을 걷는 기분"이라고 토로했다.
■"PC방, 노래방 등 절반이 가게 내놓아"
앞길이 막막한 건 PC방도 마찬가지다. 현재 PC방은 발열체크를 하고 출입명단을 작성해야만 이용이 가능하다. 일각에서는 초, 중, 고등 학교가 온라인 개학을 하면서 PC방이 반사효과를 볼 거라고 분석하기도 했지만 현실은 달랐다. 이날 PC방은 대부분 텅 비어 있었고 10명 이상 손님이 있는 곳은 찾을 수 없었다.
신촌 내 200석 이상 자리를 보유한 한 PC방 관계자는 "평일이 오전이라 손님이 없는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 PC방에 대한 거부감이 거치고 대학가도 온라인 개강을 하다 보니 손님 자체가 줄어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주말에도 사람이 없다"며 "어제는 일요일이었지만 하루 손님이 50명 정도에 불과했다"고 덧붙였다.
인근에 위치한 오락실, 방탈출 카페 등도 영업시간을 줄인다는 안내문이 붙거나 한산한 경우가 대다수였다.
한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PC방, 노래방 가릴 거 없이 일대 상권의 50% 이상이 가게를 내놓았다"라며 "1층에 터가 좋은 자리가 아니라면 권리금도 없는 경우가 많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핵심 지역은 30평당 월 임대료가 1000만원이 넘는데 어떻게 버티겠나. 상권이 무너지고 있다"고 전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