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고개 숙인 날, 또 터진 막말… 이번엔 5·18 정신 폄하
2020.04.09 17:52
수정 : 2020.04.13 17:05기사원문
게다가 막말 파동을 자초하며 당에서 제명된 김대호 후보는 당 결정에 불복해 '버티기'에 들어가는 등 통합당의 총선 관리시스템이 삐걱거리는 양상이다.
9일 선거일을 불과 6일 앞두고 통합당이 스스로 막말 프레임에 갇히면서 종반전 선거 판세까지 뒤흔들 대형 악재가 되는 게 아니냐는 당내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광주 서구갑에 출마한 주동식 후보는 지난 6일 녹화된 방송사 후보자 초청토론회에서 "광주는 80년대의 유산에 사로잡힌 도시, 생산 대신 제사에 매달리는 도시, 과거 비극의 기념비가 젊은이들의 취업과 출산을 가로막는 도시로 추락했다"고 발언했다.
또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선 "이분이 대한민국 대통령인지, 아니면 시진핑(중국 국가주석)의 지시를 받는 남한총독인지 의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 후보의 이력도 도마에 올랐다. 주 후보는 '평화의 소녀상' 철거를 주장하며 매주 수요일 정기집회를 열고있는 단체인 '반일동상진실규명공동대책위'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앞서 주 후보는 지난 2018년 자신의 SNS에 '세월호 사태'를 언급하면서 "앞으로 매달 세월호 하나씩만 만들어 침몰시키자. 진상조사위 등 양질의 일자리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는 망언도 했다.
세종을에 출마한 김병준 후보의 공동선대위원장인 조관식씨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을 부적절하게 합성한 사진을 SNS에 게시해 물의를 빚었다. 양손을 주머니에 넣은 노 전 대통령이 자신에게 엎드려 절을 하고 있는 문 대통령의 등을 밟고 있는 사진이다. 사진에는 '나라를 팔아먹으려 나를 부엉이바위에서 작업했냐? 느그덜 다 죽었어'라는 문구가 삽입돼 있다.
논란이 확산되자 조씨는 부랴부랴 진화에 나섰다. 조씨는 "얼마 전 카톡에 노 전 대통령께서 문 대통령을 밟고 있는 그림이 있기에 대통령을 이리 희화화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에 캡처해서 잠시 올렸다 삭제한 바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조씨는 결국 이날 공동선대위원장직에서 사퇴했다.
전북 군산 이근열 후보는 선거공보물에 '중국 유곽' 설치를 공약으로 담아 논란이 되고 있다. 유곽은 성매매 여성들을 일정 구획 안에 모아 영업하는 윤락업소를 뜻한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이날 오전 대국민 사과를 한 뒤 불과 몇 시간 만에 또 막말 파동이 일자 통합당은 곤혹스러운 표정이 역력하다.
김 위원장이 "전국의 후보자와 당 관계자들에게 각별히 언행을 조심하도록 지시했다. 그런 일이 다시는 없을 거라고 약속드릴 수 있다"며 "이번 총선에서 통합당에 한 번만 기회를 주시면 다시는 여러분 실망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공언한 것이 무색해졌다.
게다가 30·40대 비하 및 노인 폄하, '세월호 막말'로 당에서 제명된 김대호(서울 관악갑) 후보는 당의 결정에 불복해 버티기에 들어갔다. 차명진(경기 부천병) 후보도 제명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김 후보는 재심청구와 가처분신청을 하며 완주의사를 밝혔고, 차 후보 역시 "저를 눈엣가시처럼 생각하는 자들이 사실을 제대로 파악도 않고 또다시 막말 프레임을 씌워서 저를 매도하고 있다"고 사과를 거부하고 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