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도 줌, 저기도 줌, 헷갈리는 줌
2020.06.04 10:28
수정 : 2020.06.04 10:28기사원문
줌인포는 이날 나스닥시장에 'ZI'라는 심볼로 기업공개(IPO)가 이뤄졌다.
줌인포는 화상회의 플랫폼 업체인 줌 비디오와는 이름만 겹칠 뿐 사업영역도 전혀 다른 회사다.
워싱턴주 밴쿠버에 본사가 있는 2007년에 설립된 기업 영업팀을 위한 클라우드 기반의 지능형 플랫폼 서비스 제공 업체이다. 기업들의 고객 확대 영업을 인공지능(AI)을 이용해 지원하는 업체이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그러나 줌으로 시작하는 상장사는 줌 비디오 외에 이번에 상장한 줌인포, 중국 베이징에 본사가 있는 딱히 별다른 영업실적도 없는 줌 테크놀러지스가 있다.
특히 줌 테크놀러지스는 줌 비디오가 지난해 4월 상장하기 전에는 거의 소멸직전까지 갈 정도로 주가 흐름이 지지부진했지만 줌 비디오 상장 이후 헷갈리는 이름으로 투자자들이 몰려들어 주가가 급등했다.
이전까지 줌 테크놀러지스 심볼이 '줌(ZOOM)'이어서 줌 비디오로 오인받았기 때문이다.
지금은 줌 테크놀러지스가 ZTNO로, 줌 비디오는 ZOOM으로 거래 심볼이 바뀌었지만 투자자들의 혼동 탓에 줌 테크놀러지스 주가는 줌 비디오보다 더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줌 테크놀러지스의 하루 거래량은 지난해 4월 10일 3만주에 불과하던 것이 줌비디오가 상장한 뒤인 8일 뒤에는 100만주 가까이로 폭증했다.
주가는 3일 동안 5배 폭등했다.
이후 잠잠하던 줌 테크놀러지스 주가는 3월 이후 줌 비디오 주가가 급등하자 덩달아 뛰었고, 10배 넘게 폭등해 줌 비디오 주가 상승률을 압도했다.
주식 거래량 급변동을 수상하게 본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3월 25일 줌 테크놀러지스 거래를 2주간 정지시켰다. SEC는 줌 테크놀러지스가 2015년 이후 공시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면서 심볼 혼란에 대한 주의를 환기했다. 결국 양사 심볼은 줌비디오가 ZOOM으로 줌 테크놀러지스는 ZTNO로 바뀌는 것으로 결론났다.
이 혼란에 줌인포가 가세한 것이다.
법무법인 베이커보츠의 기업 부문 파트너 AJ 에릭슨은 "확실히 구분될만한 이름이 고갈되고 있다는 점이 문제"라면서 특히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줌 비디오의 심볼이 줌(ZOOM)이어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상장한 줌인포는 줌비디오보다 훨씬 규모가 작은 회사다.
줌인포 상장서류에 따르면 유료 가입자 수가 20만2000명 수준이고, 지난해 2억9300만달러 매출을 기록했다. 칼라일 그룹이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반면 줌비디오는 하루 사용자 수가 수백만명에 이르고, 올들어 주가는 3배 급등했다.
일본에도 줌이란 이름의 업체가 있다.
비디오·오디오 기록장치를 판매하는 줌 코프이다. 그러나 이 업체는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업체로 4월에는 주가가 넉달만에 최고치로 오르기도 햇지만 이후 약 14% 하락했다.
한편 올해 기술주 IPO의 포문을 열 것으로 기대되는 줌인포는 이날 공모가를 또 다시 올려 주당 최고 21달러에 4450만주를 매각해 약 100억달러 가까이를 끌어모을 계획이다.
줌인포는 4일부터 거래가 시작된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