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구매도 온라인이 대세"...코로나19로 흐름 달라져
2020.06.21 12:05
수정 : 2020.06.21 12:05기사원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자동차 시장의 흐름도 바꿔 놓고 있다. 전통적인 매장 방문을 통한 구매 대신 온라인 쇼핑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1960년대 중반까지의 이른바 '베이비붐 세대' 이하 연령대에서는 온라인 쇼핑 선호도가 더 높은 것으로 조사돼 앞으로는 자동차 구매 역시 인터넷으로 이뤄지는 시대가 도래할 전망이다.
20일(이하 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코로나19를 계기로 자동차 시장이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다. 전통적인 딜러샵 위주에서 인터넷으로 자동차를 비교하고 구입과 할부금융까지 마무리짓는 온라인 구매가 점점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제너럴모터스(GM), 피아트크라이슬러(FCA) 등이 자체 온라인 쇼핑몰을 확대하거나 출범시켰고, 미 전역의 자동차 딜러들도 매장 직원을 줄이는 대신 온라인 사업부문 직원을 충원하는 분위기다.
미시건주 남부의 자동차 딜러체인 라폰테인 셰브롤레는 온라인 전환으로 지난달 매출을 지난해보다도 더 끌어올렸다.
라폰테인 셰브롤레 소유주 라이언 라폰테인은 전반적인 자동차 업계 매출 감소세 속에 5월 매출이 전년동월비 20% 가까이 급증했다고 밝혔다.
자동차 업체들은 자동차 택배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있고, 딜러들은 앞다퉈 가상 전시실을 통해 고객들이 인터넷으로 자동차를 고를 수 있도록 하고 자동차 구입 서류작업도 모두 온라인으로 끝낼 수 있도록 하는 웹사이트 구축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코로나19가 계기가 됐지만 위기가 가라앉은 뒤에도 이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자동차 시장의 판도 변화는 인터넷 중고차 업체 카바나와 V룸의 주가 고공행진에서도 확인된다. 월스트리트가 이들의 성공 가능성에 베팅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인터넷으로만 자동차를 판매하는 이들 업체 주가는 카바나의 경우 3월말 29달러에서 19일 126달러로 4배 넘게 폭등했고, 지난 9일 상장(IPO) 이후 첫 거래를 22달러에서 시작한 V룸 주가는 19일 47달러로 2배 넘게 급등했다.
카바나, V룸 경영진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코로나19 이전에 비해 온라인 자동차 구매에 더 개방적이 됐다.
온라인으로 구매한다고 시험운전을 못하는 것도 아니다. 원하면 집까지 시험운전할 차량을 보내준다. 시운전 뒤 차량 구매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GM은 코로나19 방역 조처로 봉쇄조처가 내려진 3월 후반 자사의 온라인 쇼핑몰에서 대대적인 행사를 벌였다.
지난 2013년 온라인 자동차 구매 서비스를 개시한 바 있는 GM은 보상판매를 고려하는 고객들이 인터넷으로 자신이 소유한 자동차 보상액이 얼마나 될지 추산할 수 있고, 할부금융 신청도 마칠 수 있도록 했다. 자동차를 구매하면 집까지 배달도 해준다.
GM에 따르면 인터넷 자동차 판매는 코로나19 봉쇄기간 약 40% 증가했다. 현재 GM 딜러들의 85%가 GM 인터넷 쇼핑 프로그램인 숍-클릭-드라이브를 활용하고 있다.
FCA는 코로나19로 경제봉쇄 조처가 취해지자 계획보다 6개월 빨리 미 전역을 대상으로 한 자동차 온라인 구매·택배 서비스를 출범했다.
단순한 가격 비교, 성능비교 사이트 역할을 했던 온라인이 자동차 구매로 영역을 확대하는 흐름은 앞으로 대세가 될 전망이다.
지난달 공개된 콕스 오토모티브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3명 가운데 2명이 코로나19 위기 이전에 비해 온라인 자동차 구입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고 답했다. 온라인보다 영업사원을 만나 직접 협상하는 것을 선호한다는 소비자들(전체 응답자 3명 가운데 1명)은 상당수가 1964년 이전에 출생한 베이비붐 세대거나 픽업트럭 구매자들이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온라인이 대세가 될 것임을 시사한다.
미 최대 신차 딜러인 오토네이션의 마이크 잭슨 최고경영자(CEO)는 "이제 돌아갈 곳이 없다"면서 자동차 딜러들도 "세계적인 수준의 디지털 능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뒤처질 수밖에 없게 됐다"고 말했다.
오토네이션은 올 봄 코로나19 위기 속에 직원 7000명을 감원했고, 전통적인 영업사원 충원은 소수에 그칠 전망이다. 대신 이 업체는 직원들을 온라인 사이트로 재배치하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