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 선고때 소란 피웠던 안인득, 무기징역 감형에 '조용'
2020.06.24 11:34
수정 : 2020.06.25 10:44기사원문
(경남=뉴스1) 강대한 기자 = “피해망상·관계망상 등으로 말미암아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상태 즉,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부산고법 창원재판부 형사1부(김진석 부장판사)가 24일 오전 315호 법정에서 살인·살인미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안인득의 항소심에서 사형을 선고한 1심을 깨고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80여세대가 살고 있는 아파트 자신의 집에 불을 지른 뒤 대피하는 주민들을 향해 흉기를 휘둘러 5명을 살해하는 등 22명을 사상한 안인득은 심신미약으로 감형을 받았다.
이날 안인득의 항소심 재판이 시작되기 전부터 많은 사람들이 법원을 찾았다. 315호 법정에는 취재진 등을 포함해 80여명이 방청석을 가득 메웠다.
황갈색 수의에 짧은 머리를 하고 검은색 뿔테 안경과 파란 마스크를 쓴 안인득이 법정으로 입장했다. 그는 생년월일과 주소지 등을 묻는 인정신문에 마스크를 턱에 걸치고 차분히 말했다.
재판부가 10분 남짓한 주문을 읽는 동안 피고인석에 서서 귀를 기울였다. 감형을 받은 뒤 조용히 퇴정했다. 앞서 1심에서 사형 선고를 받을 때 “조작이 왜 이렇게 심하냐”며 큰소리를 치던 모습과는 달리 차분한 모습이었다.
반면, 피해 유족들은 충격을 받은 모습이었다.
항소심 판결을 듣고 법정을 나온 유족들은 20분 넘도록 법원 의자에 앉아 고개를 떨군 채 눈물만 훔쳤다.
취재진이 재판결과에 대해 묻자 “불난 집에 부채질하느냐”고 일축했다. 다른 가족도 마찬가지로 고개만 절레절레 저었다.
안인득은 지난해 4월 17일 진주시 한 아파트 자신의 집에 불을 지른 후 대피하는 주민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5명을 살해하고, 17명을 다치게 한 혐의로 구속 기소돼 1심에서 사형이 선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