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 잠룡' 박원순·이재명은 뭐가 다를까..현실성 vs 흥행성
2020.06.28 11:47
수정 : 2020.06.29 11:00기사원문
박 시장은 정책이 실현 가능한지를 꼼꼼히 따지는 반면, 이 지사는 대중적 흥행에 초점을 맞춘 행보를 보이면서, 두 라이벌의 대결 구도에 세간의 이목이 쏠린다.
28일 정치권과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박 시장과 이 지사는 올 들어 코로나19 방역으로 시작해, 고용보험과 기본소득 논란, 대북 전단지 살포 문제까지 광범위한 영역에서 뚜렷한 차이를 드러내고 있다.
지지율이 전성기 때에 비해 저조한 박 시장은 최근 들어 여론을 향한 메시지를 한층 더 강화하는 모습이다. 이 지사는 대법원 판결이라는 부담을 앞에 둔 상태에서도 코로나19 사태를 기회로 활용중이다.
최근 양측이 경쟁중인 공공 배달앱 전략을 비교해보면 이런 차이가 뚜렷하다. 두 정책 모두 독과점 구조인 배달 플랫폼 시장에서 식당 업주가 부담하는 수수료를 낮추자는 취지로 시작했지만, 구조가 완전히 달라서다.
서울시의 '제로배달'은 구축과 운영을 민간사가 맡도록 해 공공의 부담을 최소화 한 반면, 경기도의 '공공배달'은 지자체 예산을 직접 투입하는 방식이다. 이 때문에 제로배달은 수수료를 2% 아래로 내렸지만 경기도 방식은 최고 3% 수준이다. 간단한 구조 때문에 경기도가 먼저 발표 했지만, 수수료를 낮추자는 기본 원칙을 놓고 보면 서울시 버전이 앞선다.
1차 재난지원금을 놓고도, 박 시장은 한정된 자원을 현실적으로 집행하기 위해 선별지급을 주장한 반면, 이 지사는 처음부터 일괄 지급 방식을 내세웠다.
정부의 재난기본소득 지급 이후 박 시장은 그 다음단계로 '전 국민 고용보험'으로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이 지사는 기본소득의 흥행성이 입증되자, 다시 2차 기본소득 지급을 밀고 있다.
대북전단 살포로 촉발된 남북 관계 경색에 대해서도 비슷하지만 방향이 다른 행보를 보였다. 박 시장은 최근 '한반도클럽' 초청 만찬에서 미국이 북미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주문하고, 대북제재 완화도 검토해야 한다며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했다. 반면 이 지사는 대북전단을 살포한 단체에 대한 수사를 의뢰하는 등 직접 때리는 방식을 선택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지자체장은 정치인이면서 행정가이기 때문에 온전히 정치적인 행보만을 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정책의 완성도도 중요하지만 여론의 관심도 높아야 하기 때문에 이 균형을 맞추는 게 양측이 가장 고민할 문제"라고 진단했다.
ahnman@fnnews.com 안승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