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게 내놓으면 허위매물 신고… 경기도 ‘집값 담함’ 대거 적발

      2020.08.03 18:24   수정 : 2020.08.03 18:53기사원문
【 수원=장충식 기자】 #1. 경기도 A시의 한 아파트 단지에 사는 주민 8명은 지난 4월 온라인오픈채팅방 '○○시 지역 실거주자 모임'을 개설하고, 12곳의 중개업소가 부동산사이트에 시세보다 낮은 가격으로 광고한 매물 46건을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에 허위 매물이라고 반복 신고하다 적발됐다.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는 부동산 관련 허위광고를 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이 채팅방은 무려 300여명이 참여하는 곳으로, 이들은 정상적으로 내놓은 매물을 시세보다 가격이 낮다는 이유로 허위매물로 만들어 공인중개사의 영업행위를 방해한 혐의다.



#2. 아파트 청약 브로커 B씨는 지난 2018년 8월 소개받고 찾아온 4자녀를 둔 C씨에게서 다자녀 청약통장, 공인인증서 등 청약 신청 서류를 넘겨받고 그 대가로 5500만원을 건네고 다자녀 특별공급으로 부정 청약해 당첨된 아파트 분양권을 불법 전매해 8000만원의 부당이득을 얻었다.

집값 담합 중점 수사 11명 형사입건


이처럼 급매로 시세보다 싸게 나온 정상매물을 실거주자들이 담합해 허위매물로 신고해 정상적인 중개행위를 방해한 아파트 입주민 등 부동산거래 질서를 교란시킨 불법행위자 80명이 경기도 수사에 대거 적발됐다.


김영수 경기도 공정특별사법경찰단장은 3일 경기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은 내용의 '집값 담합 등 부동산 불법행위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김 단장은 "그동안 처벌규정이 없어 법의 사각지대에 있던 집값담합이 개정된 공인중개사법에 따라 2월 21일부터 처벌이 가능해졌다"며 "경기도 특사경은 집값담합을 중점 수사해 범죄혐의가 확인된 11명 모두를 형사입건 했다"고 밝혔다.

도는 제보와 시·군에서 수사 의뢰된 아파트 부정청약, 불법전매, 무자격·무등록 중개행위에 대해서도 집중 수사를 벌여 공인중개사, 불법전매자 등 69명을 적발해 53명은 검찰에 송치하고 16명은 형사입건했다.

범죄 유형별로는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이용한 집값 담합 11명 △다자녀, 장애인 특별공급을 이용한 아파트 부정청약 22명 △권리확보서류를 통한 분양권 불법전매 12명 △무자격·무등록 불법 중개행위 35명 등이다.

공인중개사 친목회 구성해 담합


이들 가운데는 일부 공인중개사들이 친목회를 구성하고 신규 회원가입을 제한한 상태에서 소속회원에게만 중개대상물을 공유하고, 비회원과는 공동중개를 거부해 비회원 중개업소의 영업을 방해한 중개업자들이 적발되기도 했다.

자격증이 없이 기존의 중개업자와 공모해 공동운영 방식으로 사무소를 개설·등록한 뒤, 무자격자가 상주하며 계약을 체결하고 중개보수를 나누어 가지는 등의 불법 중개업 행위도 무더기로 적발됐다.


현행 법령상 부동산 시세에 부당한 영향을 줄 목적으로 개업공인중개사 등의 업무를 방해하는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무등록 중개행위자와 부정청약 및 불법전매를 한 경우에도 브로커, 불법 전매자, 알선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고 해당 분양권은 당첨이 취소될 수 있다.


경기도는 앞으로 3기 신도시 등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부정허가행위를 집중 수사하는 등 공정한 부동산 거래시장을 확립해 나갈 방침이다.

jjang@fnnews.com 장충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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