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닝썬 미성년자 출입' 제보자, 증거인멸 혐의 벌금형

      2020.08.27 08:27   수정 : 2020.08.27 08:2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서울 강남 소재 클럽 버닝썬의 미성년자 출입사건을 제보한 30대 남성이 경찰 수사를 피하기 위해 증거를 인멸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3단독 배성중 부장판사는 증거인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38)에게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2월 한 언론매체에 "청소년이 버닝썬 클럽에 출입하다가 단속이 됐는데, 이 클럽 관계자가 전직 경찰관 강모씨(45)에게 위 청소년보호법 위반 사건을 무마하도록 청탁을 알선해 달라는 명목으로 2000만원을 주었다"는 내용을 제보했다.



이후 보도를 통해서 '버닝썬 클럽' 사건이 불거졌고,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도 이 사건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그러던 중 A씨는 지난해 2월21일 오전 6시께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휴대전화 1개와 컴퓨터 1개를 공구로 부순 혐의를 받는다.


A씨가 부순 휴대전화에는 강씨로부터 받은 캡처사진, 버닝썬 클럽 대표와의 통화녹음파일 등이 들어있던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경찰조사에서 "집 앞에 경찰관들이 잠복하고 있는 것을 알게 돼 범행을 저지르게 됐다"며 "강씨 사건의 증거를 삭제하고 외국에 숨어있으려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타인의 형사사건은 증거인멸 등 행위 시에 아직 수사절차가 개시 되기 전이라도 장차 형사사건이 될 수 있는 것까지 포함하며, 그 형사사건이 기소되지 않거나 무죄가 선고가 되는 경우도 해당된다"며 "'증거'란 타인에게 유리한 것이든, 불리한 것이든 가리지 않고, 증거가치의 유무 및 정도를 불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증거현출방해는 증거의 효력을 멸실, 감소시키는 일체의 행위를 의미하며, A씨의 행위는 이에 해당한다"며 "A씨의 사정을 모두 고려한다고 하더라도, 타인의 형사사건에 관한 증거를 인멸한 사실 등 증거인멸죄의 성립요건이 부정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jasonchoi@fnnews.com 최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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