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 앞둔 아베 총리, 최악의 경제지표 받아

      2020.09.08 11:44   수정 : 2020.09.08 12:05기사원문

【도쿄=조은효 특파원】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한 번 더' 경신된 역대 최악의 경제지표를 안고 오는 16일 퇴임하게 됐다.

일본 내각부는 8일 2·4분기 일본의 실질 GDP성장률(2차 속보치)이 전분기 대비 마이너스(-)7.9%로, 이런 추세가 계속될 것을 전제한 연율 환산으로는 -28.1%라고 발표했다. 전후 최악의 지표라는 지난 달 17일 1차 속보치 '-7.8%, -27.8%'보다 더 나빠진 것이다.

기업, 법인 등의 최신 통계를 반영해 다시 GDP집계를 돌리니 이런 결과가 나왔다는 것이다.

연율 -28.1%란, 지난해 일본 경제가 총 100을 생산했다면, 올해는 그보다 -28.1%감소한 71.9를 생산할 것이란 얘기다.


개인 소비는 전기 대비 7.9%감소했으며, 전년 대비로는 8.2% 줄었다. 주택 투자는 전기비 -0.5%(전년비-0.2%), 설비 투자는 -4.7%(-1.5%)를 기록했다. 공공투자는 1.1%(1.2%)로 민간과 대조적 흐름을 나타냈다. 실질 GDP증감 기여도를 보면 내수가 -4.9%포인트, 수출에서 수입을 뺀 외수는 -3.0%포인트다.

2·4분기 악몽은 3·4분기에도 지속되는 모양새다. 이날 총무성이 발표한 7월 가계 조사에 따르면 2인 이상 가구의 소비 지출은 26만6897엔(약 298만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물가상승분 제외) 7.6% 감소했다. 4~5월 두 자릿수 감소율이 6월(-1.2%)에 다소 회복되는 모습이었으나, 7월 들어 다시 후퇴한 것이다. 휴가철임에도 여행(-89.1%), 철도(-70.0%), 항공(-86.9%)등 레저, 교통 관련 소비가 급감했다. 코로나19감염 확산 우려가 여전히 커 소비활동을 제약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 정부가 재난지원금으로 1인당 현금 10만엔(112만원)씩 지급한 것도 소비로 직결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아베 총리의 후임으로 확정된 스가 요히시데 관방장관이 아베노믹스를 계승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새 내각이 대규모 경기 부양책을 또다시 내놓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국가 부채를 늘려, 경기를 떠받치는 형태의 아베노믹스에 대한 우려의 눈길도 크다. 최근 야마다 다카오 마이니치신문 특별편집위원은 기명 칼럼에서 "금융, 재정의 폭주로 지금은 아베노믹스의 범주 안에 있는 사람 밖에 대응할 수 없다.
군의 폭주로 흐름을 바꾸지 못했던 2차 대전 말기와 비슷하다"는 전직 장관의 우려를 소개했다. 일본의 국가부채는 올해 말 GDP대비 216.4%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200%를 넘은 것은 태평양전쟁 말기와 지금 뿐이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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