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 유출 '정보공개포털' 정식운영 괜찮을까?
2020.09.15 15:53
수정 : 2020.09.15 16:01기사원문
수십억원을 들여 개편한 '정보공개포털'에 개인정보가 고스란히 담긴 경찰 수사보고서와 119 구급일지 등 문서 10여건이 노출됐다. 이를 인지한 정부가 해당 문서를 삭제 조치했지만 현재 시범운영 중인 정보공개포털이 여전히 불안정해 정식 운영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15일 행정안전부와 시민단체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에 따르면 지난 8일 시범운영 중인 정보공개포털 대국민공개정보에 민감한 개인정보가 담긴 문서 10여건이 게재 됐다.
사망진단서, 부검결과서, 사건현장 사진이 첨부된 것은 물론 사망자, 환자, 고소인의 주민등록번호와 주소, 환자의 병명 등 민감 정보들도 그대로 담겼다.
행안부는 '지능형 정보공개시스템 고도화' 사업에 따라 지난달 3일부터 정보공개포털을 새롭게 단장해 '대국민공개정보' 서비스를 신설했는데, 변경 사항을 숙지하지 못한 일선 공무원들이 빚은 실수라고 설명했다.
'대국민공개정보'는 이미 공개 결정된 청구 건에 대해 추가 청구가 없어도 일반 국민들이 접근 가능하도록 도입한 서비스다. 해당 정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노출되지 않아야 할 문서가 공개된 것이다.
행안부는 이 사실을 인지한 직후 게시물을 삭제했다. 해당 게시물을 게시한 소관 기관과 협의를 거쳐 사후 조치할 계획이다.
재발 방지를 위해 각 기관에서 '대국민공개정보'를 처리할 때 별도 안내 절차를 신설하는 등 충분한 검토 후 공개할 수 있도록 정보공개포털 기능을 보완했다.
재발 방지를 위해 대국민공개정보 대상 여부를 심의하는 절차를 두겠다고도 밝혔다. 정보공개 처리 담당자를 대상으로 관련 교육도 강화할 방침이다.
하지만 이번 개인정보 유출을 처음 인지한 정보공개센터 측은 행안부가 일선 공무원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보공개센터 강성국 간사는 "개인정보가 노출될 위험이 있는 서비스가 개편에 포함됐는데 일선 담당자들에게 교육 및 숙지도 안 된 위험한 상황에서 시범운영에 들어가더니 결국 이런 사고가 났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사례 말고도 오류가 굉장히 많다고 덧붙였다. 강 간사는 "지금까지 정보공개센터가 수집한 이용자 간 공통적 오류 사례만 하더라도 9가지가 된다"며 "오류 내용도 상식적으로 받아들여지기 어려울 정도로 치명적인 것이 대부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1년 동안 (정보공개포털을) 개발하는데 세금이 무려 24억원이 들어간 사업"이라며 "이대로 라면 정작 정보공개포털의 개발보다 오류를 수정하고 새 정보공개포털을 안정화하는데 훨씬 더 많은 예산이 투입될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개인정보유출 피해자에 대한 행안부의 진정성 있는 사과와 보상, 그리고 정보공개포털 개편 사업의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시범 운영 중인 정보공개포털은 오는 17일 사업 검수 감리를 앞두고 있다.
eco@fnnews.com 안태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