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주방·모빌리티… 이제는 내것 아닌 우리의 것

      2020.09.16 17:50   수정 : 2020.09.18 17:07기사원문

"서울 을지로 본사로 출퇴근하는 대신에 임직원 집에서 10~20분 거리에 있는 사무실로 출근하는 '거점 오피스'를 확대하겠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CEO)

전 세계 코로나19 장기화 속에 사무실 공유 서비스가 보완재를 넘어 대체재로 주목받고 있다. 출퇴근 과정에서 코로나19 감염 위험에 노출되거나, 사무실에서 집단감염이 이뤄지는 상황을 막기 위해 취해진 재택 등 원격근무 수요를 사무실 공유 서비스가 흡수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사무실을 공유합니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5년 국내에 가장 먼저 사무실 공유 서비스를 선보인 패스트파이브는 2019년까지 연평균 157%의 매출성장을 기록하며 지점수, 멤버수, 공실률 기준으로 업계 1위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건물주들의 고질적 문제인 공실률과 관련, '패스트파이브 입주 효과'가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전체 25개 지점을 기준으로 패스트파이브 입주 전 공실률은 약 65%에 달했지만 건물 내 몇개 층을 통째로 임대한 뒤 제 3자에게 멤버십 형태로 다시 빌려주는 패스트파이브가 들어선 후 평균 공실률이 16% 수준으로 줄어든 것이다.

게다가 패스트파이브 자체 공실률은 평균 3% 내외로 관리되고 있다. 핵심비결은 사무실 공유 서비스와 구독경제 융합이다. 패스트파이브는 입주기업 입장에서 불확실성을 감안해야 하는 사무실 임대 고정비 부담을 줄여주는 것은 물론 사무가구, 인터넷 통신 및 보안시설, 오피스 관리인력 등 업무에 필요한 제반사항을 이용자 멤버십 서비스로 제공하고 있다. 또 최근에는 사무실 공유 서비스와 구독경제 융합모델을 확장해 입주사 전용 출퇴근 셔틀버스를 제공하고 직장 어린이집도 운영하고 있다. 또 최근에는 패스트파이브 입주기업 임직원이 패스트캠퍼스를 통해 데이터사이언스, 프로그래밍, 디지털마케팅 등 각종 교육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온라인 B2B 구독 서비스'도 실시하고 있다.

2016년 8월 국내에 진출한 위워크와 같은 해 서비스를 시작한 스파크플러스는 사무실 공유는 물론 스타트업 발굴·육성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위워크는 2018년 6월에는 아시아 지역 최초로 한국에 자체 글로벌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인 '위워크랩스'를 출시했다. 또 서울시와 협업해 위워크 여의도역 지점 4개 층에서 '서울 핀테크랩'을 운영, 오는 10월까지 100개 기업 입주가 예정되어 있다.

창업지원기관인 스파크랩과 아주호텔앤리조트가 만든 한국형 공유오피스 스파크플러스 역시 최근 금융권에 특화된 서비스로 주목받고 있다.

금융기관이 테크핀 스타트업과 협업하는 공간으로 스파크플러스를 택하고 있는 것이다. 하나금융 '핀크', 우리금융 '디노랩',NH농

협은행 'NH디지털챌린지플러스' 등이 대표적이다.


■3만대 훌쩍 넘은 공유 전동킥보드

코로나19가 공유경제 시장을 키우고 있다. '라스트 모빌리티' 혹은 '퍼스널 모빌리티'로 불리는 공유 전동킥보드는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사람들이 대중교통을 기피하면서 올해 시장 규모가 2배 이상 성장하고 있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공유 전동킥보드 운영대수는 지난해(약 1만7000대)보다 약 2배 늘어난 약 3만4000대 안팎으로 예상된다. 이는 국내 공유 전동킥보드 기업 12곳이 실제 운영 중인 전동킥보드 대수를 단순 합산한 것이다. 수치를 공개하지 않는 기업은 제외됐다. 실제 운영대수는 더 많다는 얘기다.

국내 공유 전동킥보드 시장은 씽씽, 킥코잉, 라임 등 3개사가 선두권에 있다. 이들의 올해 성장세도 가파르다. 피유엠피가 운영하는 씽씽의 현재 운영대수는 약 1만대다. 지난해 말 5000대보다 2배 늘었다. 올룰로가 운영하는 킥고잉의 운영대수도 약 1만대다. 역시 지난해 말(4000대)보다 2배 성장했다. 외국계 기업 라임은 운영대수를 공개하지 않지만 주행건수 성장률은 지난해 10월과 비교해 현재 130% 이상 증가했다. 씽씽은 공격적으로 서비스를 확장하며 전국에서 운영 중이다. 서울, 수원, 성남 등 수도권을 넘어 전주, 광주, 대구, 부산, 진주 등에서 씽씽을 탈 수 있다. 킥고잉은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서 서비스 안착에 공을 들이면서 기업간거래(B2B)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킥고잉이 내놓은 기업 전용서비스 '킥고잉 비즈니스'에 가입한 기업 수는 이날로 326곳으로 6개월 만에 3배 증가했다. 10대 대기업부터 초기 스타트업까지 킥고잉 회원사다. 라임은 서울과 부산 등 동남권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다. 이 같은 증가세는 코로나19로 더 가팔라진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5월 라임이 자체 분석한 데이터를 보면 라임의 5월 이용량이 지난 2월보다 약 30% 늘었다.


■공유주방 '인기'

하나의 공간에 다수의 독립된 주방이 있는 공유주방은 배달음식 전문점이 늘면서 함께 성장하고 있다. 공유주방 기업은 설비를 갖춘 주방을 임대하고 배달음식을 전문으로 하는 외식업 자영업자는 임대료를 내고 입점하는 방식이다. 국내에서는 고스트키친, 위쿡, 클라우드키친 등 기업 20여곳이 공유주방을 운영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외식산업경영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공유주방 시장 규모는 약 1조원이지만 업계 내부에서는 올해 공유주방 시장 규모(거래액 기준)를 약 2000억원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코로나19로 배달주문량이 폭증하면서 공유주방 시장도 커지고 있지만 기업이 공유주방 공간과 시설을 확보한 뒤 임대하기 때문에 규모 확장에 시간이 다소 소요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공유주방은 임대료만 내면 창업할 수 있어 인기가 치솟고 있다.
공유주방 위쿡은 지난해 규제개혁샌드박스 실증특례 적용 이후 6개월간 식음료 창업 문의만 1000여건 받았다. 또 풀무원 FNC 등 외식업 대기업과 공유주방 기업이 협력하기 시작했다.
최정이 고스트키친 대표는 "코로나19 이후 F&B 기업이 공유주방 시장을 눈여겨보는 점이 올해 큰 변화"라면서 "예전에는 배달음식을 주로 1인가구가 주문했다면 코로나19로 가족이나 직장에서 주문하는 흐름이 생긴 것도 특징"이라고 말했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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