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법이 PC방을 살렸다?

      2020.09.28 09:04   수정 : 2020.09.28 09:0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일부 커뮤니티에서 ‘PC방 전체 금연’ 관련 글이 주목받고 있다. 해당 글은 ‘PC방 전체 금연으로 손님이 더 많아지고 식음료 매출이 폭발적으로 늘어나서 PC방이 성업함’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금연법 개정에 따라 PC방 산업은 어떻게 변화해왔는지 근거를 찾아 검증했다.




간접흡연으로 인한 폐암 위험성이 높아지면서 실내 금연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졌다. 1995년 국민건강증진법 제정된 이래 금연구역은 지속적으로 추가됐다.
2012년 12월에는 PC방을 포함한 공중이용시설 전체가 금연구역으로 확대됐다. ‘PC방 금연’은 2013년 6월부터 시행됐고 12월까지 계도기간을 가졌다.



금연법 시행 이후 PC방 산업은 급락했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발행한 ‘콘텐츠산업 통계조사’에 따르면, PC방 산업 매출은 2012년 1조 7천억원에서 2014년 1조 2천억원 수준으로 감소했다. 일부 게임전문매체에서는 당시 ‘업계가 직격탄을 맞았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게임전문리서치 게임트릭스에 따르면, 폐업이 본격화된 2015년에는 최근 10년 간 전체 PC대수가 가장 적었다.

금연법은 특히 영세 사업장에 타격을 입혔다. 사업체수는 5년 간(2012-2016) 4천개 줄어들었다. 반면 대형 프랜차이즈 PC방은 늘어났다. 전국 매장의 총 PC 대수는 감소했지만 매장별 평균대수는 증가했다.

식음료 매출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다. PC방 산업은 자구책을 찾기 위해 가게에 먹거리를 들였다. ‘아이센스’, ‘샹떼PC방’ 등 수백개 점포를 지닌 프랜차이즈에서는 식음료 전문 브랜드를 만들었다. 실제로 식음료 매출액은 2014년 2100억원에서 2018년 4200억원으로 두 배 증가했다. 매출액 비중으로는 17.4%에서 23%로 6%p 상승했다.

하지만 매출액 상승의 주요 원인은 고사양 게임 출시에 따른 방문자수 증가다. 2018년 PC방 매출액은 1조 8천억원으로 올랐다. 일부 게임전문매체는 ‘오버워치’와 ‘배틀그라운드’같은 높은 성능의 게임이 출시되면서 PC방 이용자가 늘었다고 봤다. 실제로 유행 게임 출시에 따라 PC방 업계는 게임 유저를 끌어들이기 위해 성능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콘텐츠진흥원에서 발행한 ‘2019 대한민국 게임백서’에서는 PC방 업주 30%가 매출 감소에 영향을 준 요인으로 국민건강증진법을 꼽았다. 셧다운제도와 근로기준법에 이어 세번째로 높은 항목이다. 업주들은 흡연부스를 별도로 설치하고 내부 금연을 관리해야 한다.


금연법 제정은 PC방 업계에 큰 타격을 입혔다. 다만 대형프랜차이즈가 식음료를 들이는 자구책을 마련하고 고성능 경쟁을 벌여 매출을 회복했다.
'금연법 때문에 PC방이 성업하게 됐다'는 것은 맥락을 지나치게 단순화한 주장이다.

moo@fnnews.com 최중무 인턴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