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해상 강남사옥에 KB證-하나·신한캐피탈 등 ‘입질’
2020.09.22 10:36
수정 : 2020.09.22 10:3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한국토지신탁 컨소시엄의 현대해상 강남사옥 인수에 KB증권, 하나캐피탈, 신한캐피탈 등 국내 기관투자자들이 대거 투자했다. 3.3㎡당 3400만원 이상으로 오피스 건물 단위 면적당 국내 최고 가격임에도 불구 단행된 투자다. 서울 지하철 2호선 역삼역에서 1분 거리로 테헤란로 대로변에 위치해 있는 만큼 강남 역세권 알짜 입지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현대해상 강남사옥을 인수한 부동산투자회사(리츠·REITs) '코레이트타워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의 지분(에쿼티) 투자 중 종류주는 1295억원 규모다. KB증권이 300억원을 비롯 하나캐피탈 200억원, 신한캐피탈이 75억원을 투자했다. KB증권은 경찰공제회에 셀다운(인수 후 재매각)을 할 예정이다. 종류주는 일부 권한에 대해 제한을 두는 주식으로 통상 우선주를 말한다.
공무원연금, 군인공제회도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목표 수익률은 연 5.5%로, 매각차익을 포함하면 목표 순내부수익률(IRR)은 연 7.14% 수준이다.
종류주 중 단기차입금인 브릿지론(Bridge Loan)은 625억원 규모다. 이중 공모물량은 480억원이다.
이번 리츠는 부동산 매입자금 3605억원을 포함 총 3938억원 규모다. 지분 투자 중 후순위에 해당하는 보통주는 한국토지신탁이 280억원, 동부건설이 20억원 규모로 참여한다. 선순위 대출 규모는 2253억원이다. 삼성생명, 한화생명, KB생명이 참여할 예정이다. 담보대출비율(LTV) 65%에 금리 연 2.5% 수준이다.
현대해상 강남타워는 지하 7층~지상 19층, 연면적(건물 바닥면적의 합) 3만4983㎡ 규모의 오피스 빌딩으로 2011년 완공됐다. 부동산업계는 한국토지신탁이 이 빌딩을 본사 사옥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토지신탁은 이 건물을 매입하기 위해 상당한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본입찰 때는 KB증권으로부터 받은 투자확약서(LOC)를 함께 제출해 매각 측의 신뢰도를 높였다.
현대해상이 강남사옥을 매각한 것은 2022년 도입이 예정돼 있는 새로운 지급여력제도인 킥스(K-ICS) 때문이다. 부채를 기존의 원가 평가에서 시가 평가로 바꾸는 과정에서 보험 부채가 급격히 늘어나 건전성 지표 하락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킥스 도입 시 부동산 보유에 따른 적립금을 현행보다 많이 쌓아야 한다.
IB업계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해외 부동산 매입을 위한 실사가 중단된 것은 물론 저금리로 국내 핵심 부동산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며 "현대해상 강남사옥은 투자처를 찾지 못한 기관 자금 입장에서 매력적인 물건"이라고 말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