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는 판사, 野는 검사… 공수처장 후보 검증 '가시밭길 예고'
2020.11.10 16:59
수정 : 2020.11.10 22:33기사원문
여당은 야당 측 후보의 정치적 중립성을 문제삼았고, 야당은 공수처 자체에 문제가 있다며 받아쳤다. 공수처 출범을 둘러싼 여야간 입장 차가 워낙 큰 탓에 최종 후보 압축까지 난항이 예상된다.
추천위는 오는 13일 첫 회의를 열어 후보자 심사를 시작할 예정이다. 공수처장 후보는 추천위원 7명 중 6명이 동의해야만 의결된다. 최종 지명은 대통령이 한다. 야당 몫 추천위원 2명이 끝까지 의결에 반대할 경우 공수처장 후보 선임이 불가능한 구조다. 여당은 11월 안까지 공수처장 후보 추천을 마치겠다는 방침이어서 야당이 '버티기'로 나올 경우 공수처법 개정안 처리를 강행할 것으로 보여 공수처 출범 직전까지 정치권의 극심한 진통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여당 일각에선 국민의힘 측 공수처장 후보들의 중립성을 문제삼으며 야당을 압박했다.
민주당 김남국 의원은 야당 측 석동현 전 동부지검장을 겨냥해 "윤석열 검찰총장과 대학 동기이자 아주 친한 사람"이라면서 "국민의힘으로 출마까지 했던 분이고, 지역위원장까지 했던 정치인이었던 사람을 추천하는 게 과연 바람직한가"라고 지적했다. 또 "야당 추천위원에서 추천한 분들은 전부 특수부 출신"이라며 "검찰을 제대로 견제할 수 있는 역할을 할지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석 전 지검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개인적으로 공수처는 태어나선 안 될 괴물기관"이라며 "법을 고쳐 폐지하기 전까지 현실적으로 존재하게 된 이상 어떻게든 공수처가 괴물이 되지 않게 해야 한다는 심정으로 수락했다"고 공수처 반대 뜻을 분명히 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공수처 자체를 반대하는 인사를 후보로 추천한 것에 문제가 있다는 일각의 지적에 "문제가 없다고 하는 사람이 더 이상한 사람"이라며 "반대하는 사람 넣는다고 물을 게 아니라 공수처에 문제가 있다고 말하지 않는 사람을 넣는게 더 문제"라고 맞받았다.
이런 가운데 국회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회는 이날 브리핑을 통해 추천위원별 공수처장 후보자 추천절차 마감에 따른 11명의 후보자 명단을 공개했다.
위원장인 조재연 법원행정처장은 최운식 변호사를, 당연직인 추미애 법무부장관은 전현정 변호사를 추천했다.
이찬희 대한변협회장은 김진욱 헌법재판소 선임헌법연구관, 이건리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한명관 변호사 등 3명을 추천했다.
더불어민주당은 판사 출신 권동주·전종민 변호사 2명을 추천했다. 전 변호사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당시 소추위원 대리인단으로 활동했다. 국민의힘은 강찬우 전 수원지검장, 김경수 전 대구고검장, 석동현 전 서울동부지검장 등 3명을 모두 검찰 출신으로 채웠다. 국민의힘 후보로 추천됐던 손기호 전 대한법률구조공단 사무총장은 높아진 관심에 부담을 느껴 사퇴한 것으로 알려졌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