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드래곤볼' 출판사에 '한국 웹툰' 수출
2020.11.17 16:17
수정 : 2020.11.17 21:0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한국의 웹툰이 만화 강국, 일본 시장에 진출한다. 기존 카카오페이지나 네이버의 웹툰 플랫폼인 픽코마나 라인망가를 통한 일본 진출이 아니라 일본의 만화기업인 슈에이샤가 만든 만화 플랫폼 '망가미'에 국내 웹툰이 이달부터 연재된다.
‘드래곤볼’을 비롯해 슈에이샤의 만화를 다수 수입해온 서울미디어코믹스는 자사의 웹툰을 슈에이샤에 수출하게 됐다고 17일 밝혔다.
서울미디어코믹스 이은선 팀장, 투유드림의 고차람 일본사업팀장 그리고 일본 슈에이샤의 사이토 코타 편집장이 랜선으로 참석했다.
이은선 팀장은 “지난해 12월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개최한 ‘2019 글로벌 콘텐츠 콘퍼런스’에서 사이토 편집장을 만나게 된 것을 계기로, 슈에이샤에 당사 웹툰을 수출하게 됐다”며 “콘진원의 지원사업이 양사의 쌍방향 콘텐츠 교류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웹툰 투자 제작사인 투유드림의 고차람 일본사업팀장은 “‘2019 K-스토리 인 재팬’에서 일본 집영사 분들과 첫 만남을 갖게 됐다”며 “콘텐츠진흥원의 일본비지니스센터에서 많은 도움을 줘 이렇게 작품을 망가미에서 선보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망가미에 연재하게 된 웹툰은 어떤 작품일까? 서울미디어코믹스는 총 3작품을 선보인다. 먼저 2019년 방송된 드라마 ‘어비스’를 원작으로 한 스핀오프 웹툰 ‘어비스(일본명:アビス)’다. 일본 넷플릭스를 통해 드라마가 서비스되고 있어 드라마와 웹툰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이율같지 않은 이유(일본명:セカンドチャンス)’는 사고로 주인공이 재벌 회장의 막내딸 이율의 몸에 영혼이 빙의하면서 벌어지는 로맨스 코미디. 앞서 론칭된 중국, 태국, 인도네시아, 프랑스 등에서 호평을 얻고 있는 작품이다.
‘귀혼식(일본명: ゴーストウェディング)’은 현대의 주인공들과 이천년 전의 주인공들의 관계가 얽혀 있는 애절하지만 유쾌한 로맨스를 그린 BL(보이스러브) 작품이다. 태국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고, 조만간 영어 서비스도 시작될 예정이다.
투유드림은 ‘짐승같은 스캔들 (일본명 クロスxラブ)’을 연재한다. 샨탈 작가의 동명 소설을 박플럼 작가가 웹툰화했다. 당당한 여자 주인공과 스캔들이 끊이지 않는 바람둥이 남자 주인공이 서로 부딪치고 투닥거리다가 결국 끌리게 되는 로맨스 작품이다.
사이토 코타 편집장은 "일본에서도 웹툰이 점점 인기를 얻어 인기 순위에 랭크되고 있지만, 아직 흑백만화가 주를 이루고 있다"며 "웹툰 콘텐츠를 일본 내에서 확보하기 쉽지 않아 수입을 결정했다. 망가미는 여성 이용자 비율이 높고, 대부분이 10-20대"라며 로맨스 위주의 웹툰을 수입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일본콘텐츠산업동향'에 따르면 일본 만화 시장은 약 26억달러 규모로 세계 1위다. 여전히 전통적인 형식의 흑백 만화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웹툰의 매출 성장세가 가장 가파른 곳도 일본이다.
사이토 코타 편집장은 한국의 웹툰에 대해 "스토리의 퀄리티와 드라마성이 매우 좋다"며 "예를 들면 복수, 싸움, 질투 등 일본인들이 좋아하는 부분과도 매우 일치한다.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는 테마들도 잘 반영이 되어 있다"고 말했다. "일본의 만화는 캐릭터성이 강한 것이 특징인데 한-일 작품의 장점을 살려 비즈니스를 진행하면 좋을 것 같다"고 부연했다.
고차람 일본사업팀장은 일본시장 진출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현재 일본 만화 시장의 변화들은 만화와 웹툰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실로 가슴 두근거리게 하는 부분이 있다”며 "여러 전자서점과 출판사 관계자들이 웹툰 형식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우리 작품 중 ‘독고’의 경우 현재 일본에서 단행본을 출간돼 새롭게 형성되고있는 웹툰시장 뿐만 아니라, 아직 웹툰 형식을 볼 수 없는 전자서점에도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며 "한국의 여러 유명 작품들이 단행본, 애니메이션 등으로 일본 시장에서 2차 저작물로 선보이고 있는 만큼 우리도 웹툰 자체를 널리 알리는 것뿐만 아니라, 이러한 2차 저작물로서의 전개도 진행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은석 팀장 역시 “슈에이샤의 만화가 일본에서 글로벌로 확산돼듯, 웹툰이 일본시장을 통해 글로벌 신규마켓으로 진출할 수 있게 된다면 금상첨화가 아닐까 한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은 ‘비대면 비즈니스’를 활성화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사이토 코타 편집장은 “지난 6월 30일 콘진원의 일본 비즈니스센터로부터 K콘텐츠 화상수출상담회 안내를 받고 웹툰을 비롯한 다양한 장르의 한국기업과의 만남이 기대되어 참석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은선 팀장은 " 코로나19 위기로 해외 세일즈 및 프로모션 활동에 많은 제약이 있어, 사실 고민이 참 많았다"며 "콘진원에서 진행하는 '온라인수출상담회'에 적극 참여하여, 신규 마켓 및 신규 파트너 확보의 기회로 삼겠다"며 온라인 수출상담회 등의 효용성을 언급했다.
'온:한류축제'를 기획한 콘진원의 이경은 콘텐츠수출팀장은 "K-콘텐츠 엑스포'를 해외 현지에서 진행해오다 올해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처음으로 온라인 행사로 전환했다"며 "국내 중소 콘텐츠 기업들이 상시적이면서 수시로 해외 바이어와 비즈매칭이 이뤄지게 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코로나19이후에도 오프라인뿐 아니라 온라인 행사의 강점을 살려 해외 바이어와 국내 중소 콘텐츠 기업이 지속적으로 연계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