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지우기…첫 행정명령은 마스크 의무화
2021.01.21 18:34
수정 : 2021.01.21 18:34기사원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바쁜 임기 첫날을 보냈다. 취임 5시간 만에 첫 업무로 행정명령 17건에 서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온갖 갈등을 일으키며 밀어붙인 정책들을 발 빠르게 되돌리고 있다.
미 언론들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후 취임식을 끝내고 백악관에서 업무를 시작한 뒤 15건의 행정조치와 2건의 기관조처 등 모두 17건의 서류에 서명했다. 제46대 미국 대통령이 된 지 불과 5시간 만이다.
행정명령은 의회의 입법 없이 대통령이 동원할 수 있는 권한으로 속전속결로 처리가 가능하다.
바이든 대통령은 △파리기후협약 복귀 △마스크 착용 의무화 △인종평등 보장 등 3건의 행정명령을 언론 앞에서 공개 서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특히 강조하고 싶은 사안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파기한 파리기후협약의 취임 첫날 복귀를 공약으로 내건 바 있다.
국제사회는 2015년 파리에서 기후협약을 체결하고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온실가스 배출 감축을 약속했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기후변화를 부정하면서 경제성장에 방해가 되는 환경규제를 철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스크 착용 행정명령도 주목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숱한 이슈 속에서도 전염병 대유행 극복을 최우선 과제로 꼽아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유행 초기부터 마스크 착용을 거부했다. 결국 미국은 대유행 1년 만에 확진자 2400만명, 사망자 40만명이 나오며 세계 코로나 1위 국가라는 오명을 썼다.
인종평등의 경우 형사사법 개혁, 의료접근과 교육에서의 차별 종료, 공정한 주거 강화 등을 과제로 내놨다.
이 밖에 미국의 세계보건기구(WHO) 탈퇴 절차를 중단하는 행정조처도 발동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코로나19 부실 대응과 중국 편향성을 문제 삼아 작년 7월 WHO에 탈퇴를 통보한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최우선 서명한 행정명령들은 트럼프 시대와 단절, 강한 드라이브를 걸어 핵심 국정과제 추진에 집중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행정부의 반(反)이민정책을 상징하는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을 위해 선포된 비상사태 효력도 중단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기다릴 시간이 없다고 생각했다. 즉시 업무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제 협력과 동맹 복원을 강조하는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즉시 다자무대에서 미국의 리더십을 발휘하겠다고 공약했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미국의 파리기후협약 재가입을 환영한다고 성명을 내고 앞으로 탄소중립(탄소 순배출 제로) 달성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서 미국의 리더십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유럽연합(EU)도 공동성명을 통해 "EU는 미국이 기후변화에 관한 파리협정에 재가입하기로 한 바이든 대통령의 결정을 환영한다"고 발표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