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만 보던 아들… 손이라도 많이 잡아줄 걸"

      2021.01.25 18:28   수정 : 2021.01.26 09:05기사원문
"하루라도 경진이를 생각하지 않은 날이 없어요. 이제는 아들이 저를 찾아 오면 좋겠어요." 28년 전 아들과 이별한 어머니 김희숙(63)씨의 목소리는 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묻자 이내 떨려 왔다.

김씨의 마음 속에는 '어디서라도 잘 살고 있었으면'하는 체념과, '꼭 만나고 싶다'는 간절한 심정이 공존했다.

25일 아동권리보장원 실종아동전문센터에 따르면 한경진(31, 당시 3세)씨는 서울시 중구 황학동에서 실종됐다.

김씨가 아들을 당시 황학동에 사는 보모에게 맡겼는데, 사라졌다는 것이다. 바쁜 생활로 주말에만 아들과 함께 했던 김씨는 그 이후로 아들을 만나지 못한다.


김씨는 당시 상황을 생생히 기억한다. 그는 "오전 11시 경, (아이 돌보는) 아주머니가 '혹시 경진이를 데리고 갔나'고 묻길래 '어떻게 내가 데리고 가냐'며 바로 그 곳으로 향했다"며 "가서 바로 신고했지만 찾을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후 김씨는 아들을 찾기 위해 백방으로 수소문했지만, 만날 수는 없었다. 방송에도 나갔지만 경진이를 봤다는 제보는 없었다. 경찰의 수사도 지지부진했다. 그는 "보모에 대한 수사도 7년여 전에 특이한 점이 없다며 종결됐다"며 "경진이가 집을 잘못 나섰다가 실종된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김씨의 경진이에 대한 감정은 '죄책감'과 '그리움'이다. 그는 "보고싶은 마음이야 지금도 마찬가지"라면서 "어렸을 때 잃어버렸는데, '작은 손을 많이 잡아줄 걸'하는 마음 뿐"이라며 울먹였다.
그러면서 "내 자식인데, 잃어버렸다는 죄책감이 든다"며 "어디 가서라도 올바른 청년으로 커 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간절한 마음을 전했다.

아이를 찾기 위해 "해볼 대로 다 해 봤다"는 김씨는 이제 경진이가 자신을 찾아 오기를 바라고 있다.
그는 "살아오면서 자신도 느낄 것 아닌가, 뿌리를 찾고 싶은 마음은 피부에 와 닿는다"며 "요즘은 (아동 찾기) 시스템도 잘 돼 있으니, 빨리 나를 찾아 달라"고 호소했다.



bhoon@fnnews.com 이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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