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남한엔 없애고 북한엔 만들고" "나라 팔아먹는 것 아닌가"
2021.01.29 15:28
수정 : 2021.01.29 15:3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산업통상자원부 공무원들이 월성 1호기 원전 관련 감사 직전에 관련 파일 530건을 삭제한 사실이 드러났다. 삭제 목록엔 북한 원전 건설 관련 문건도 다수 포함돼 ‘북한을 도우려는 이중적 행태’라는 비판 여론이 들끓고 있다.
29일 검찰 등에 따르면 공용전자기록 등 손상·감사원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A씨(53) 등 산업부 공무원들은 감사원 감사 직전 530건의 원전 관련 내부 자료를 삭제했다.
소식이 전해지자 온라인에선 ‘한국 원전 없애고 북한에 원전은 짓는 게 말이 되냐’는 식의 비판이 쏟아졌다. 문건 작성 시기인 2018년 당시 우리 정부는 ‘국내 원전 추가 건설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온 데다 문 대통령도 후보 시절 탈원전 공약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 포털사이트 댓글창에서 한 누리꾼(kkyo**)은 “원전이 그렇게 위험하면 북한에 원전 지어준다고 했겠느냐”고 지적했다. 한 커뮤니티 이용자(고**)는 “원전 건설이 시설만 지어주는 게 아니라 관련 기술 다 북한에 퍼주는 건데 무슨 짓이냐”고 비판했다.
“역대 대통령 중 위선 끝판왕” “국민은 안중에도 없고 그저 북한에만 XX 몰두한 정권” “공수처 1호 수사대상은 문 정부여야 한다” “나라 팔아먹는 사람이 일제 강점기에만 있던 게 아니었다” 등 분통을 터뜨리는 말도 쏟아졌다. 일부는 ‘탄핵감’ ‘여적죄’ 등 강도 높은 반응을 내놨다. 여적죄(형법 제93조)는 적국과 합세하여 대한민국에 항적했을 때 성립되는 죄다.
정부가 이 사실을 감추려고 검찰개혁을 강력 추진했단 주장도 나왔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직무배제 조치 후 업무에 복귀한 첫날 대전지검의 월성 원전 수사를 직접 지휘하는 등 관련해 강한 수사 의지를 보였다. 이에 한 온라인 커뮤니티 이용자(심**)는 “원전비리 끝까지 밝히겠다는 윤 총장 쳐 내려고 한 이유가 있었다”며 “이제야 퍼즐이 맞춰진다”고 말했다.
다만 일부 친문 커뮤니티에선 “핵 포기를 조건으로 내걸었던 것이다” “통일을 대비한 것 아니겠느냐” 등 상황을 조금 더 지켜보잔 반응도 나왔다.
한편 논란이 확산되자 통일부 당국자는 29일 서면 브리핑에서 2018년 이후 남북 협력사업으로 북한 지역 원전 건설을 추진한 사례는 없다고 밝혔다.
jo@fnnews.com 조윤진 김지환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