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명은 파격이었지만 조국부터 수사청까지 文정부와 내내 대립각
2021.03.04 18:03
수정 : 2021.03.04 18:03기사원문
■조국서 촉발·秋 때 격화
지난 2019년 9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임명되면서 윤 총장과 문재인정부 간 마찰이 시작됐다. 지난 2018년부터 '적폐청산' 수사를 이어온 윤석열호 서울중앙지검의 칼날이 2019년 조국 전 장관 일가와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개입 등 현 정권으로 향하면서다.
조 전 장관에 이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취임하면서 갈등의 골은 더 깊어졌다. 추 장관은 2020년 1월 취임과 동시에 연일 검찰에 대한 맹공을 퍼부었다. 검찰총장의 인사권과 감찰권, 수사지휘권을 박탈하고 격렬한 대치가 1년여간 지속돼 왔다.
특히 추 장관의 '윤석열 사단 물갈이' 인사로 갈등은 정점에 달했다. 한동훈 검사장 등 윤 총장과 호흡을 맞춰온 검사들을 지방이나 한직으로 보낸 것이다. 또 이 과정에서 윤 총장의 의견을 배제하기도 했는데, '총장의 의견을 듣는다'는 법무부 규정과 달리 검사 인사에 총장의 의견을 배제한 최초의 사건으로 남았다.
윤 총장과 추 장관은 '검언유착' 의혹 사건과 관련해 '지휘' 문제를 놓고 재차 맞붙었다. 사건 수사를 두고 윤 총장이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과 이견을 보이자 추 장관이 수사지휘권을 발동하면서다. 당시 윤 총장은 2020년 10월 "장관 부하가 아니다"라며 작심 발언을 쏟기도 했다.
윤 총장은 이 여파로 감찰 대상자가 되면서 직무에서 배제됐다. 검사 윤리강령 위반, 조국 전 장관 등 재판부 사찰 책임, 채널A와 한명숙 전 총리 사건 감찰 방해, 정치적 중립 훼손, 감찰 대상자의 협조 의무 위반 등이 이유였다. 검찰 총장의 직무배제는 헌정 사상 처음이었다.
■수사청 설치 놓고 '충돌'
지난 1월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취임한 이후로도 대립은 계속됐고, 갈등 기조는 여권 전체로까지 확대됐다. 더불어민주당은 검찰의 직접 수사권마저 중대범죄수사청(수사청)에 넘기고 기소업무로만 검찰의 권한을 한정하는 취지의 법안을 통과를 추진했다.
윤 총장은 지난 3일 대구고검·지검을 찾아 여권이 추진 중인 수사청 설치를 두고 "지금 진행 중인 소위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이라고 하는 것은 부패를 완전히 판치게 하는 '부패완판'으로서 헌법 정신에 크게 위배되는 것"이라며 비판했다.
중수청 설치와 관련 검찰 내부의 반발기류도 극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총장은 수사관들과의 간담회에서도 "수사가 전제되지 않은 상태에서 소송만 하는 것은 검찰의 폐지와 다름없고 검찰을 국가법무공단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비판 수위를 높인 바 있다.
jihwan@fnnews.com 김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