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의 계란, 노무현의 계란.."간절했을 것"

      2021.03.06 12:25   수정 : 2021.03.06 12:2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5일, 민생탐방을 위해 춘천 중앙시장을 걷던 중 '계란 봉변'을 당했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에게 계란을 던진 사람은 춘천 레고랜드 조성 사업에 반대하는 '중도유적 지킴본부' 관계자로 알려졌다. 계란을 얼굴에 정통으로 맞은 이 대표는 마스크를 갈아끼고 남은 일정을 정상적으로 수행했다.



이 대표는 강원도 민생탐방을 끝내고 SNS를 통해 "그분들로서는 간절히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셨을 것"이라며 "그분들을 처벌하지 말아달라고 경찰에 알렸다"고 전했다.

또 "중도유적지킴이 본부 회원들께서 레고랜드 허가에 항의하셨다고 나중에 들었다. 문화재를 지키려는 열정과 탄식을 이해한다"며 위로의 말도 전했다.


한편 집권여당 대표이자 대선주자인 이 대표가 날계란을 맞는 봉변을 당하자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 '계란 봉변' 일화도 다시 회자됐다.

노 전 대통령은 지난 2001년 5월, 민주당 상임고문 자격으로 대우차 부평공장을 방문해 '삼성자동차 문제해결 사례'를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당시 대우차는 구조조정 문제를 놓고 경영진과 노조가 대치하는 상황이었다.

노 전 대통령은 강연을 마치고 노조사무실을 방문해 대화를 나누던 도중, 노조원들이 던진 계란을 맞았다.

그는 상황을 정리하고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노동자들이 감정이 격해질 수 있는 것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은 2002년 대선후보 시절에도 계란을 맞았다.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우리쌀 지키기 전국 농민대회'에 참석한 노 전 대통령은 흥분한 농민이 던진 계란에 얼굴을 맞았다.

하지만 그는 계란을 닦아내고 연설을 계속했다. 이자리에서 노 전 대통령은 그는 "저는 농민의 아들이고 농사를 지어봤기 때문에 한국 농업을 살려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농수산위원회에서 활동했다"며 진정성을 호소했다.

노 전 대통령은 연설 이후 "계란을 맞아 일이 풀리면 얼마든지 맞을 수 있다"며 의연하게 대처했다.

이튿 날에는 기자들에게 "정치하는 사람들이 한 번씩 맞아줘야 국민들 화가 좀 안 풀리겠나"라며 웃어보였다.

대선주자로 계란을 맞은 이 대표와 노 전 대통령은 모두 의연한 태도로 관련자들을 이해한다는 메시지를 강조했다.

노 전 대통령에게 계란을 던진 대우차 부평공장 노조원들은 1년 뒤 다시 공장을 방문한 그에게 '계란 꾸러미'를 선물로 주며 격려했다.


이 대표 역시 자신에게 계란을 던진 '중도유적 지킴본부' 관계자들에게 "간절히 하고 싶은 말씀이 있었을 것", "처벌하지 말아달라"며 포용하면서 대선주자로서의 진정성을 보였다는 평가다.

juyong@fnnews.com 송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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