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24시간이 아닌 날도 있다?
2021.03.11 07:35
수정 : 2021.03.17 10:3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지구는 태양의 주위를 공전하는 동시에 북극과 남극을 이은 가상의 자전축을 중심으로 하루에 한 바퀴씩 회전한다.
자전 때문에 낮과 밤이 반복되며, 우리의 매일매일인 '하루'가 생겨나는 것이다.
하루가 지나는 데는 24시간, 1440분, 8만 6400초가 걸린다.
하지만 이 하루가 매일 똑같이 24시간은 아니다. 지구 자전 속도가 변하기 때문이다.
빨라진 지구 자전 속도.. 얼마나?
자전 속도는 태양과 달의 조석력, 지구 내부 구조의 움직임 등에 따라 변화한다.
1960년대 이후로 수십 년간 지구가 한 바퀴를 도는 데는 24시간보다 조금 더 소요됐다.
하지만 지난 2020년에는 이례적으로 지구의 자전 속도가 빨라졌다.
기록이 시작된 이래 가장 짧았던 하루는 2005년 7월 5일이었다. 자전 시간은 8만 6400초보다 1.0516밀리초(ms) 적게 걸렸다.
지난해, 하루의 길이가 24시간보다 짧았던 날은 무려 28번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중 가장 짧았던 하루는 2020년 7월 19일로, 8만 6400초보다 1.4602밀리초 짧았다. 역사상 가장 짧은 하루였다.
과학자들은 올해도 이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24시간에 1초 더하거나 빼는 '윤초'
지구의 자전을 기준으로 만든 시간 체계는 '세계시', 세슘 동위원소의 진동수를 기준으로 정한 시간 체계는 '원자시'다.
이 세계시와 원자시를 보완해 만든 시간 체계가 협정세계시(UTC)다.
세계시와 원자시의 오차가 0.9초 이상이 될 경우 국제지구자전-좌표국(IERS)은 윤초를 적용한다.
자전 속도가 느려지면 협정세계시에 1초를 더하는 양(+)의 윤초, 빨라지면 1초를 빼는 음(-)의 윤초가 시행된다.
1972년부터 지금까지 적용된 27번의 윤초는 모두 양의 윤초였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지구 자전 속도가 빨라져 사상 처음 음의 윤초가 적용될 가능성이 생겼다.
윤초 시행은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1초의 가감은 정확한 시간 측정이 필요한 다양한 분야에 혼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5년 7월에는 평일 오전 9시에 윤초가 적용되면서 우리나라 증권 시장이 20분 늦게 열리기도 했다.
2012년 호주에서는 윤초 시행 후 항공사 발권 시스템이 멈추며 400여 편의 항공기가 제시간에 출발하지 못한 바 있다.
sunset@fnnews.com 이혜진 기자 , 임예리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