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방역수칙 위반? "너무하다" vs. "모범보여야"

[파이낸셜뉴스] 서울 강남구가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방역수칙 위반 여부 조사에 돌입했다. 호텔 내 식당에서 방을 4인씩 나눠 식사했다는 것으로, 지나친 법 적용이란 비판과 모범을 보여야 할 정치인에게 적절한 문제제기라는 지적이 대립한다.

■강남구, 이낙연 방역수칙 위반 조사
서울 강남구는 29일 이 전 대표와 홍영표 의원 등 여권 관계자들이 호텔에서 방을 나눠 식사를 했다는 민원을 접수해 조사에 나선다고 밝혔다.

해당 내용은 지난 23일 정오께 서울 강남 한 호텔에서 재경전라북도 도민회가 주최한 '2021년 정기총회' 행사 뒤풀이 과정에서 불거졌다. 이 전 대표와 홍 의원 등 정치권 인사와 도민회원 등 16명이 4명씩 방을 나눠 식사를 했는데, 이것이 5인 이상 집합금지 위반에 해당한다는 지적이 나온 것이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5명 이상이 한 식당에서 2명, 3명으로 나눠 앉더라도 5인 이상 집합금지 위반으로 유권해석하고 있는데, 식당 내 방을 4명씩 나눠들어갔더라도 위법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방역당국은 쪼개기 앉기가 명백한 불법이란 사실을 확인했으나, 식당과 술집 등지에선 5인을 초과한 일행이 나눠앉는 사례가 공공연한 실정이다.

실제 지난 달엔 부산시 한 보건소 공무원 11명이 관내 한 식당에서 동료 직원 인사이동 관련 회식을 진행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당시 이들은 테이블 당 3~4명씩 띄어 앉았으나 법을 엄격하게 적용하면 위법 사안이란 논란이 일었다.

이 같은 규정에 따라 법을 엄격하게 적용할 시 이 전 대표 등 16명이 4개 방에 각 4명씩 들어가 식사를 했더라도 위법으로 볼 여지가 충분하다.

■"꽉 막힌 법적용" vs. "모범 보여야"
일각에선 4명씩 방을 달리 한 상황까지 처벌하라는 요구가 가혹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요식업계에 근무하는 강인화씨(39·여)는 "맛집이란 식당들 가보면 테이블도 빽빽하고 손님이 가득 차 있는 곳이 수두룩한데 같은 행사 끝내고 4명씩 다른 방에 들어간 것까지 잡는다는 건 너무 가혹하지 않냐"며 "16명이 다닥다닥 붙어서 먹은 것도 아니고 그렇게 논란이 될 문제인지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반면 모범을 보여야 할 유력 정치인으로 부적절한 처사라는 지적도 있다. 직장인 이모씨(40대)는 "지도자일 수록 처신에 신중하고 모범이 돼야 한다"며 "법상 불법이라면 강남구가 확실히 조사해 과태료를 매겨주는 게 당연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정치권 인사들의 방역수칙 위반 신고가 거듭되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는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이장섭 민주당 의원 등 10여명이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카페에서 모임을 가졌다는 신고를 접수해 사실관계 조사에 나섰다.

서울시 역시 방송인 김어준씨가 지난 1월 '5인 이상 모임'을 가졌다는 민원에 대해 마포구가 과태료 미부과 결정을 내린 것을 두고 해당 결정을 직권취소할 수 있는지 여부를 검토 중에 있다.

[e-mail] 김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