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덕 아파트 택배 논란..일부 주민들 "기사 지지", 노조는 "수수료↑ 검토"
2021.04.19 05:50
수정 : 2021.04.19 05:4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택배 운송 방식을 두고 서울 강동구 고덕동의 한 아파트 단지와 택배기사 간 발생한 갈등이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다. 지난 14일 택배기사들이 세대별 배송을 중단하면서 아파트 입주민들은 전화와 문자로 택배기사들에게 항의해 논란이 됐다. 그러나 아파트 측과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측의 대립 이후 택배기사들을 향한 격려 역시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택배노조는 지난 16일부터 아파트 앞 지하철 5호선 상일동역 1번 출구 앞에 농성장을 설치하고 무기한 농성에 돌입했다. 또 평일 저녁에는 촛불집회를 연다.
택배노조에 따르면 고덕 아파트 주민 A씨는 농성장을 찾아 "왜 갑질이냐"고 소리쳤다고 한다. 그러자 그 옆을 지나가던 다른 주민 B씨가 "여기서 따지지 말고 입주자대표회의에 가서 따지라"라고 맞받아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입주민 C씨는 농성장을 들러 택배노조 측의 입장을 들어본 후 "처음엔 왜 나와서 이러나 했는데 사정을 들어보니 이해가 가더라"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입주민들은 "아파트가 부끄럽다. 바쁜 시간 업무에 방해드려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지상으로 택배차가 다닐 수 있으면 좋겠다", "아파트(가) 갑질이다. 관리실에 항의했다", "택배노조를 지지한다" 등 택배노조 측에 힘을 실어주는 문자들도 줄을 이었다.
한편 택배노조 측은 지난 18일 긴급 중앙집행위원회와 오는 25일 대의원대회를 열고 투쟁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택배노조 측은 해당 아파트의 개별 배송을 위해서는 아파트 입구부터 손수레를 이용해야 하는 점 등을 고려해 택배사에 아파트에 대한 택배수수료 인상을 요구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회의 과정에서 A아파트에 대한 배송을 거부하는 '파업안'도 논의됐지만 결정되지는 않았다고 전해졌다. 택배노조는 이번 주 초 택배사에 대안 마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도 진행할 예정이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